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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드·보봐르 신작 「배반당한 여인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장·풀·사르트르」와의 계약결혼으로 화재를 모았고 우리나라에는 『나의 계약결혼』 (원제는 『한창나이』)이라는 자서전적 소세로 널리 소개되었던 「시몬·드·보봐르」가 최근 『배반당한 여인상』 이라는 장편을 내놓았다.
「브봐르」도 다른 여류작가와 같이 상상적인 정서를 직접적인 체험으로 허구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작품의 유일한 특이성은 자기의 소재에 대해서 냉정과 비판적인 초열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3부작으로 된 이 소설의 여주인공은 갱년기에 접어들면서 사라져 가는 모든 것들, 그리고 남편과 아이들에게의 기대가 허물어져 가는데 대한 모든 고통을 감수한다.
40대에 접어든 여주인공 「무니크」는 자기의 결혼생활이 행복했다고 믿는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에게서 자기보다 몇살 아래의 여 변호사와 재미를 보며 지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그녀는 친구들과 강의를 한 후 남편과 여 변호사와의 관계를 따지지 않기로 결심한다.
「모니크」는 즐거웠던 남편과의 과거를 되살려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과 함께 그들이 첫 날 밤을 보냈던 「호텔」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그녀는 거기에서도 초야의 남편은 이미 존재하지 않음을 느끼고 그들의 인생은 다만 인내로써 합함 해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남편은 집을 나가고 그들의 부부관계에 얽혔던 모든 환상은 완전히 깨어져 버린다.
다른 2부에서도 「브봐르」는 사랑의 이기성을 교묘히 분석했다.
『분별의 나의』에서도 한좌익 「인텔리겐차」가, 항의운동에 가담하던 그의 아들이 결국 「드골」 정부의 문부성에 취직하자 충격적인 실망을 안고 돌아선다는 이야기이다.
『독백』에서는 남편과 아들 딸 등 모든 개인적인 것을 잃고 절망하는 한 여인상을 그렸다. 그것은 그들을 하나의 소유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며 설사 소유물이라 해도 그 자체의 「모양」이나 「맛」은 변하게 마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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