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믿고 살았으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무서운 강매상술>
『원 아침부터 재수없게끔, 별게 다와서 지랄이야.」가게앞은 갓뜨는 여인의 등뒤에다 대고 B백화점 점원들이 표독스럽게 욕설을 퍼부었다.
「쇼핑」하러온 H여인 (35)이 빨간「스웨터」를 눈여겨 보며 막 가격을 물으려던 참이었다.
점원들은 호들갑을 떨며 이것저것 꺼내놓고 H여인에게「스웨터」를 입어보라고 수선이다.
어느사이 진열장 앞엔 각양각색의「스웨터」더미가 쌓였다.
이쯤되면 H여인도 그냥 돌아설수 없을 정도였으나 워낙 마음에 맞는「스웨터」가 없었다.
할수없이『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가게앞을 떠나는데 등뒤로부터 점원들의 욕설이 들렸다.
시장과 백화점에서 H여인처럼 툭하면봉변을하기가 일쑤. 심한경우「쇼핑」에 나선 고객들은 상인들의 강매공세때문에 상품선택의 자유마저 뻬앗기게 마련이다.
회사원 K씨(35)가지난 정초 모백화점에서 당한 불쾌감도 마찬가지.
친구한테 연말에 받은 1천원 짜리「넥타이」상품권을들고 백화점에 갔으나 점원은 5백원짜리 정가표가붙은 재고품뭉치를 꺼내놓았다.

<상품권 가치없고>
『현금을 내시면 몰라도 상품권으로는 이걸로 가져가세요.』.
아주 당연하다는듯한 점원의 말이기 때문에 「상품권대매츨, 친절봉사」라고 써붙인 당초의「서비스」표어와는 달리 점원들의 태도는 고객들에게 불신을 일으키기도한다.
A씨부인이 이웃 잡화점에서 유아분이 틀림없다는 다짐을 받고 사온거, 이 싸구료 화장분.
집에서 속은줄 알고 되돌리려 하자 그토록 굽실거리던 주인은 태도를 표변, 미간을 찌푸렸다.
『한번 샀으면 그만』이라고 딱 잡아떼는 것이었다.

<도심지 물가비싸>
A씨부인은 하는수없이 사정사정하여 분몫으로 20원짜리 비누를 5원씩 더주고 12장을 샀다.
고객의 무지등 헛점을찔러 폭리를 노리는 악덕상인들도있다.
가짜 상품은 바로 악덕상인의 상흔-.
석유와경유, 심하면 물까지 섞은 불순휘발유를 팔다사기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한남동주유소의 경우 (1월13일)도 마찬가지. 더욱 놀라운것은 시중70여개 주유소가 이같은 불순휘발유를 발고있다는 혐의를 받고있는 사실이다.
지난해 8월22일 서울시가 시내30개시장과 백화점에서 파는 40개 일용품에 대한 소매가격조사를 한결과 도심지의 시장,백화점가격이 변두리보다 비쌈이 드러났다.
특히 세운상가의 경우24개 조사품목가운데 4개만이 다른 시장가격과 같고 20개상품의 가격이비싼것이 밝혀졌다.

<가짜로 폭리노려>
이같은 상인들의 이익추구따위는,소비자보호를위한 교육과 「상인에게는정직이 최선의 상술」이라는 도덕관이 아쉬워지기도한다.
가짜 삼학청주를 단골손님들에게 팔던대폿집주인 원석창씨(43·을지로1가37)등 4명이 식품위생법 위반및사기혐의로 지난해3월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 대폿집주인은「에틸·알콜」·설탕·숯가루를 주원료로 가짜 청주를 만들었다는 것을알았으면서도 폭리만을 노려 병당 3백원씩에 사들여 주객들에게 갑절이넘는 7백원에 팔았던 것이다.
최근 (1월13일) 에는 K제품 우유에다 설탕과 물을타 80여가정에 배달해오던 박인석씨 (31)가 의장법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폭리만을 위해 사람의 건강마저 해치는 식품으로 고객을 속이는 상흔은 더욱 가증스러운 것이라고 서울지검 안경열부장검사는 말한다.

<판치는 영문상표>
「톱·메이커」 의 제품으로 나오는 과자류도 고객으로 하여금 불신을 이르키게하는 경우마저있다.
「×× 초컬릿」의 상호는 한글보다 영자로 크게 표기된것이 훨씬 눈에 뛴다.
흡사 외국제품이라는 인상마저 풍겨주어 상품의 규격기준의제정이아쉬워 지기도한다.
K부인은 작년에 남편생일선물로산 7백원짜리「넥타이」와 똑갈은 품질의「넥타이」를 금년엔에 누이덕으로 5백원에 샀다고 좋아했다.

<에누리 안했으면>
1천원달라는것을 절반값으로 에누리를 했더니 두말않고 팔아주더라는 것.
시장에서 물건을 살때는반드시 장사들이 부르는값을 절반 깎아야 싸게산다고 좋아하는 고객들도있다.
또 엄격한 품질검사기구를 거처서 확정되어야할 정찰가격이, 판매원들이 싸구려 시장에서 직접구입 해다가 20∼30%의「마진」을 덧붙여 값을 매기는것도 공공연한 비밀로 되어있다.
상도덕의 회복에 대해 연세대최호진박사는 ①반찬가게까지 정찰제를 실시하여 모든 영수증을 정부발행으로 쓰고②출납기사용으로 단1전도 에누리 없이 주고 받는 풍조를 먼저실시하여 건전한 상도덕의 바탕을 이룩해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