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식 장기침체 진입…부동산 투자는 월세에 초점 맞춰야”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황정일기자]

“전반적으로 주택 수요가 줄면서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신한은행 이남수(사진) 부동산팀장은 “4ㆍ1 부동산종합대책 약발이 이미 다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자산을 운용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자산운용 방법은 임대수익형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부동산 전문가 인터뷰 두 번째 순서로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을 만났다.

-41 부동산종합대책의 약발이 떨어진 것 같다.
“4ㆍ1 대책 직후 거래가 다소 늘기는 했지만 특정 지역에만 몰렸다. 게다가 반짝 거래가 이뤄지더니 다시 주춤하고 있다. 집값도 마찬가지다. 호가 위주로 상승하다 추격 매수세가 안 붙으니 다시 호가가 빠지고 있다.”

-41 대책 자체의 문제로 보나.

“대책도 문제가 없지 않았다. 특히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기준이 9억원 이하에서 전용면적 85㎡ 이하이거나 6억원 이하로 축소한 게 영향을 많이 미친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대책 외적인 면이다.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으니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는다. 계속된 경기 침체로 구매력도 많이 떨어졌다. 화폐 가치는 떨어지는 데 월급은 그대로고, 장사도 안 된다.

투자처로 각광 받던 펀드만 해도 중국 등 해외펀드는 아직도 마이너스 수익률인 경우가 많다.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으니 안 사고 나머지는 집을 사고 싶어도 구매력이 없어 못사는 상황인 셈이다.”

-전반적으로 주택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주택시장이 과거에 비해 확실히 수요가 줄었다. 예컨대 신혼부부만 해도 과거엔 주택시장의 주 수요층이었는데 지금은 수요층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신혼부부의 경우 기본적으로 구매력이 약한 데 요즘엔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굳이 집을 살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집 한 채 사서 대출 이자 갚느라 힘들게 사느니 차라리 전세 살겠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미래가 어두워 보인다.

“과거와 같은 영광을 누리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본식 장기침체에 들어갔다고 본다.”

-근거는.

“주택시장이 좋아지려면 자산가들이 움직여야 한다. 주택시장에서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를 주장하는 것도 그래서다. 자산가가 집을 사야 전세시장도 안정되고 주택거래도 정상화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자산가들은 ‘집을 언제 사야 하느냐’가 아니라 ‘언제 집을 팔아야 하느냐’에만 관심이 있다.

그러다 보니 시장이 조금만 좋아지면 금세 매물이 늘고, 매물이 늘면서 다시 가격이 내리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이 악순환이 쉽게 끊어질 것 같지 않다.”

-41 대책 때 거래가 반짝 늘고 집값도 올랐다고 하지만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시장은 오히려 더 약세였다.

“과거 10억원하던 중대형 집값이 지금은 4억~5억원에 나오는 데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전셋값도 작은 집이나 큰 집이나 별 차이가 안 난다. 이 같은 중대형 시장이 당장 회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제가 저성장을 하고 있고 실수요만 시장에 있다 보니 정책적으로 중대형 시장을 살리기도 힘들다. 중대형 수요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중대형 집주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어려운 문제인데, 집값이 오르길 기다리기보다는 팔 수 있을 때 파는 게 그나마 손실을 덜 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경기가 좋아지면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은 반등할 수 있겠지만 특히 수도권 외곽은 경기가 좋아져도 중대형 시장이 살아나기 어려워 보인다.”

-이제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할 곳은 없는 건가.
“지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게 그거다. 자산을 운용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정기예금 금리는 연2%대고 부동산 시장은 침체해 있다.”

원하는 수익금 기준으로 투자계획 세워야

-‘그래도 부동산’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수익형 부동산 외에는 마땅한 답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요즘 부동산 투자를 묻는 고객 상당 수가 상가나 오피스텔, 단독건물(근생시설)을 많이 찾는다.”

-하지만 오피스텔만 해도 공급이 늘면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임대료가 떨어지고 오피스텔 값도 내리고 있지만 그래도 부동산에 투자한다면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상품이 답이다. 다만 투자 패턴을 좀 바꿔야 한다. 오피스텔 한 두채 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 사업자 등록을 하면 건강보험료ㆍ국민연금을 따로 내야 하는데 이 경우 실질 수익은 마이너가 된다. 예컨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80만원짜리 오피스텔 투자했다면 건강보험료만 15만원가량을 낸다. 여기에 각종 부대비용ㆍ세금을 제하면 실제 수익은 마이너스다.”

-그렇다면 어떻게 투자하라는 건가.

“일정 임대수익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접근해야 한다. 과거엔 ‘1억원을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월 300만원을 벌려면 얼마를 투자해야 할까’하는 식이다. 당장 내가 월 300만원이 필요하다면 월세로 300만원을 받을 수 있을 만큼 투자비용을 대야 한다는 것이다. 투자 대상이 오피스텔이 됐든 상가가 됐든 마찬가지다.”

이남수=서강대 경영대학원, 건국대 부동산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신한은행 부동산팀을 맡고 있으면서 건국대 부동산대학원과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금융연수원 자문교수(부동산 FP 교재 집필 및 시험출제 위원)와 사학연금ㆍ경찰공제회ㆍ전문건설공제조합 투자심의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