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류현진 특수'로 경기 부양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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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류현진 선수가 한인타운에 미치는 경제 파급효과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 동안은 류현진 경기를 TV로 볼 수 있는 타운 내 식당이나 술집 정도가 호황을 맞는 정도로 이해됐다. 하지만 류현진이 빅리그에서도 돌풍을 일으키자 TV판매점, 간판업소, 위성TV 설치업자들까지 덩달아 신바람을 내고 있다. 스포츠 마니아들은 집안 TV를 대형으로 바꾸고, 식당들도 고객들 관심을 끌기 위해 큰 스크린 TV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또 식당이나 술집 들은 업소 밖에 '경기 중계'를 알리는 대형 현수막을 경쟁적으로 설치하면서 간판업소도 류현진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인들의 지갑을 열게 만드는 ‘류현진 효과’가 어느 곳에 어떻게 미치고 있는지 알아봤다.

◇ 간판업소

LA한인타운 버몬트와 8가에 있는 ‘김본전 간판’엔 최근 현수막 관련 문의가 부쩍 늘었다. 야구 팬인 고객을 잡기 위해 대형 TV를 설치한 식당들이 ‘류현진 경기 중계 업소’임을 알리기 위한 현수막을 추가로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영호 부장은 “업소 내부에 스크린을 준비한 업소는 밖에서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현수막을 주문한다. 최근 일식당, 중식당, 맥주집 할 거 없이 주문하는 업소가 늘었다. 주로 3x10피트짜리를 가장 많이 찾는데 12~15피트짜리 대형 현수막도 인기다. 커피숍에서도 찾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 부장에 따르면 류현진의 모습과 문구를 인쇄한 3x10피트짜리 컬러 현수막 가격은 45달러(택스 별도)다.

◇ 전자제품점

버몬트와 베벌리에 있는 전자제품 전문점 ‘텔레트론’도 류현진 덕을 보고 있다. 자니 손 어시스턴트 매니저는 “류현진 선수가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업소 TV를 큰 사이즈로 바꾸기 위해 찾아오는 업주들이 많다. 일반 소비자들도 가정용 TV를 큰 사이즈로 업그레이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손 매니저에 따르면 류현진 입단 이후 55인치 이상 TV 판매율이 이전보다 20~30% 증가했다. 55인치 TV의 경우 세일 가격으로 약 800~1600달러대로 현재도 손님들이 꾸준히 찾는다.

◇ 위성TV

류현진이 등판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위성TV를 신청하는 한인이나 업소 수도 늘었다. 윌셔와 버질에 있는 우리디렉TV의 김완신 사장은 “문의는 15~20%가 급증했고 실제로 신규 가입하거나 기존 멤버의 업그레이드도 늘어 평균 매출이 10~15%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 사장에 따르면 가정용의 경우 한국채널만 월 26.99달러, 120개 채널이 나오는 미국 채널은 43.99달러다. 신규 가입 땐 프로모션으로 12개월에 46.98달러에 한국과 미국 채널을 모두 시청할 수 있다. 여기에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하면 13달러의 추가 비용이 드는데 류 선수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내는 한인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김 사장은 “업소용의 경우는 이전에는 로컬 베이직 채널에 한국 채널을 더한 월 57달러짜리를 많이 신청 했는데 류 선수 때문에 127.99달러짜리 커머셜 엑스트라 패키지를 선택하는 업소도 늘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두 달새 30여 한인업소가 신규 가입했으며 업그레이드한 업소도 70~80여 개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식당

류현진 특수로 가장 크게 들썩이는 곳은 식당이다. 버몬트 길에 위치한 중식당 ‘용궁’은 류현진 마케팅을 위해 최근 대형 TV 3대와 현수막을 새로 설치했다. 용궁의 위 부장은 "덕분에 경기 중계를 보러 오는 손님이 늘었다. 식사를 마친 어떤 손님은 야구 중계를 시작하자 소주 한 병을 더 시키고 관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윌셔와 윌튼에 있는 일식당 ‘아라도’의 영 김 사장은 “건물 바깥에 현수막도 설치했지만 단골 고객을 위해 계산대 옆에 다저스의 경기 일정을 알리는 보드를 특별히 만들었다. 일정을 보고 다시 찾아오는 분이 많다. 눈에 띄게 매상이 늘진 않았지만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도 손님 10명 중 2명은 경기를 보러 오는 분들”이라고 말했다. 오세현 기자

longdali170@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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