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줄 알았는데…” 용산 개발 불씨 다시 살아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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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파산 절차를 밟고 있는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 이 사업을 반대해 온 정창영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7일 물러나면서 사업의 향배에 변화가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초 취임 이후 용산 사업에 대해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 전임 사장이 추진한 사업 추진을 전면 중단했다. 취임 직후부터 17일까지 정 사장은 “사업성이 없으니 사업을 하느니 청산하는 편이 낫다”는 입장이었다.

그랬던 정 사장이 물러나면서 미묘한 변화의 바람이 분다. 29개 민간 출자사 사이에선 사업 재개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은 지난해 3월 정 사장이 취임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롯데관광개발 법정관리 조기졸업 가능성

전환사채(CB) 발행 등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사실상 중단됐고, 코레일이 단계적 개발로의 변경, 자본금 증자 등을 주장하면서 코레일과 29개 민간 출자사간 대립이 시작됐다.

이후 금융비용 등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사업 주체(드림허브)는 결국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고 급기야 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코레일 내부에서 조차 청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용산 개발 사업이 실제 청산되면 자본잠식 가능성 등 코레일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위험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민간 출자사 관계자는 “정 사장이 물러나면서 코레일 내부에서부터 입장 변화 움직임이 일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특히 이 사업이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드림허브의 2대 주주 롯데관광개발도 17일 회생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관광개발은 대주주의 1100억원에 달하는 사재출연과 출자전환 등을 골자로 한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후임 사장, 입장 바꾸기 쉽지 않을 듯

법원의 인가결정을 받게 되면 법정관리 조기종결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 회사 김기병 회장은 “세계적인 핵심 관광명소로 조성되는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사업정상화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드림허브 내에서도 사업 재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민간 출자사 관계자는 “청산 절차가 진행 중이지만 9월까지는 (드림허브의) 사업권이 유지된다”며 “민간 출자사와 코레일이 다시 사업 재개를 추진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투자자가 나올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드림허브의 한 관계자는 “사업이 재개되면 이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대형 기업이 있다”며 “코레일이 입장을 바꾸면 사업을 정상화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사업 재개까지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코레일 후임 사장이 입장 번복에 따른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건 걸림돌이다. 코레일 내부에서 아직 확실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데다 국토부가 사업 재추진을 원하지 않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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