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성매수 한국 남성, '코피노' 태어나자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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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

한 국제인권단체가 필리핀에 성매수를 하러 가는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의 실태를 고발했다고 JTBC가 보도했다.

한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필리핀 관광도시 앙헬레스의 성매매 지역. 한글 간판을 단 업소들이 즐비하다.

수도 마닐라의 환락가인 에르미따에서도 한글 간판을 쉽게 볼 수 있다.

국제 아동 성착취 반대단체인 ECPAT 한국 지부인 탁틴내일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필리핀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남성의 성 매수 실태를 고발했다.

[이현숙/탁틴내일 상임대표 : 한국 내에서 만연한 성착취 문화가 그대로 해외에 나가서도 반영돼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필리핀 여성들은 한국 남성들의 각종 추태를 고발했다.

[필리핀 피해여성 : 나한테 만족하지 못하면 다른 여자를 부르라고 했어요. 동시에 여자 2명, 어떨 때는 한 방에 여자 3명일 때도 있었어요.]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필리핀 피해여성 : 도와달라고 했는데 목을 조르고 입고 옷던 옷을 전부 화장실 변기에 버렸어요. 전 입을 옷이 없어진 거예요.]

무분별한 성매매로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코피노'가 만명까지 늘었다.

한 지원 단체는 "필리핀 여성들은 가난을 한꺼번에 해결하기 위해 부자인 사람과 결혼하거나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을 신분상승으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가톨릭 국가로 낙태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한국 남성의 아이를 임신한 필리핀 여성은 결국 코피노를 출산한다.

한 피해여성은 "아이 아빠가 일하던 공장에 연락했는데 이미 한국에 들어갔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다고 들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피해여성은 "한 두달 정도 만났는데 임신을 했다. 임신 한 상황에서도 만남을 가졌다. 그러나 돈을 달라고 요구하고 싶지도 않다"고 밝혔다.

[코피노 어머니 : (한국 남성들은) 나에게 했던 것처럼 아이와 필리핀 여성을 버리지 않길 바랍니다.]

코피노들은 현재도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과 아버지의 부재를 경험하고 있다.

탁틴내일은 "성매매가 불법임에도 성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상대적으로 빈곤한 필리핀 여성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성 착취는 가난한 자에 대한 반인륜적 행위"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한 자각과 근절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탁틴내일은 한국인 아버지를 찾으려는 코피노의 양육비 소송을 지원할 계획이다.

일부 한국 남성의 추태가 나라 망신을 시키고 있다.

서영지 기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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