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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교사들「스톱」 학생을 때리지말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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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런던=박중희특파원】최근 영국에선 어린이에게 회초리질을 하지말자는 조직적인 운동이 일어나 논전의 선풍을 일으키고있다. 이운동의 선풍을 일으킨 것은 스스로「반성하는 교사」임을 자부하는 STOP 즉 체형반대교사협회(Society of Teachers Opposed to Physical Punishment)란 조직체이다.
이「스톱」선생님들이 폐습을 몰아내자고 내세운 논거는 ①매질은 어린이의 기를 죽인다.②냉소기질을 심는다. ③위험한 반항심을 조장한다. ④변태적 성욕을 자극한다.
따지고 보면 맹랑한 주강은 아니다. 「냉소」란 점만 하더라도 이곳 상류계급의 자녀가 가는 사립학교 학생들 사이에 불문율로 돼있는「처신요강」 첫조항은『압도적인 권위에 냉소적인 태도로 대한다』로 돼있다.「반항」이란 점도『선생에게 우그러지게 맞고」저희들 사이에 영웅훈장처럼 여기며 자칫 범죄적 모험심리를 자극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영국의 전통론자인 선생님들도 지지않는다. 『성웅「넬슨」제독이「트라팔가르」해전에서 빛나는 승리를 거둘수 있었던 원인은「제독이 중학시절에…』하는 따위로 몽둥이질 효용론의 역사적 고증을 끌고나와 만만찬게 맞서고있다.
그리고 지금 출생한 사람들에게 매질시비에 대한 경험적 고견을 물어보면 십중팔구가 영락없이「좋은 예」이라는 식으로 찬성론이 압도적이다.
어린이에 대한 회초리질에 관한한, 영국은「유럽」에서 거의 특유한 존재다.「프랑스」같으면 단장 인권운운하며 어마어마한 이념논쟁이 붙는다.
그러나 영국에서 인권론을 앞세웠다가는『세상 꼴이…』하며 세태론이 덤벼든다. 이름에「어른중심의 민주주의론」이란 약간 급이 높은 왈가왈부까지 고개들기 시작하고있다. 「매질은 좋은약』이란 어른의 입장에서의 견해라고 반박,『청년들의 반항으로 말미암은 민주주의의 위기』까지 들춰낸다. 그러니까 위기라는 것은 바로「어른중심의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것.
그래서 막상막하의 이논쟁은 자칫 국회에까지 기어들것 같은 시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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