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의 길 두 독재자|나세르 아유브·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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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랍」공화국의 「나세르」대통령이나 「파키스탄」의 「아유브·칸」대통령은 거의 사양에 처해있으며 앞으로 오랫동안 지탱못할지도 모른다. 오는69년까지 계속 실권을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할수는없다. 좌파인물이라고 주장하는 「나세르」와 좌파가 절대 아니라고 주장하는「아유브·칸」은 둘다 회교종인이고 군인출신정치가로 동시에 곤경에 처해있지만 그이상의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개인적 권위의 시위와 개인의 정치적 매력에 실권을 의존시켜온 후진 아세아제국지도자중 거의 마지막 인물이다.
「알제리」의 「벤·벨라」, 「가나」의 「응크루머」등 「카리스마」적 지도자들이 차례차례 사라졌다. 이제 「카리스마」(일반대중의 지지·후원을 얻는 비범한 정신력)라는 용어가 차츰 유행을 잃어가고있다.

<위세떨어진 권좌>
아아제국은 독립한지 이제 2세기에 접어들면서 차츰 정치라는것이 보다 복잡한것이라는것을 인식하기 시작하고있다.
「아랍」공과 「파키스탄」학생들이 부르짖고있는 요구에 공감하는것은 쉽지만 「나세르」나 「칸」의 대치인물이 더욱 정치를 잘 할것인지를 확인하기는 그리 쉽지는 않다.
이상하게도 「나세르」의 위신이 크게 떨어졌고, 그는 국가문제에서 현저하게 실수를 했지만 「아유브·칸」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더 위기에 처해있는것같다.

<전아랍인의 야망>
그는 전「아랍」세계에서 희망이었고 그의 야망이라면 지식인들을 포함한 전「아랍」국민의 야망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지금 지식인들은 한편으로는 그의 실정을, 또한편은 그가 실정을 은폐하고있는 것을 비난한다.
만일 「나세르」의 자리를 노리는 어떤 인물이 나타날 징조가 있거나 또는 「아랍」공군대가 대통령으로 어떤 인물을 내세우려하거나 또는 내세울수있다면 사태는 위태롭게 될것이다.
그러나 「나세르」를 필적할 경쟁자는 아직 없고 「아랍」군대는 「나세르」의 명성이 아무리 떨어져있어도 군대자체명성이 작년에 「이스라엘」군대에 패전후 더욱 떨어져 있다는것을 알아야만한다.

<권력은 무기에서>
이것은 군사혁명이 실패할것이라는것을 확신하는것은 아니다.
「알제리아」의 「부메디엔」대령과 「라틴·아메리카」장성들은 권력이 실제 무기에서 이룩되는 것을 실증해주고있다.
「아유브·칸」대통령에게는 2명의 공인된 경쟁자가 있다. 1958년 정쟁을 일삼던 「파키스탄」의 정치가들을 쫓아내자 그는 잠시 인기가 있었다.
매력은 겨우 좋은 정부, 법 질서와 기업을 위한 평온한 풍토가 전부였다.
지금 그는 전공군사령관인 「아가·칸」중장의 도전을 받고있다.

<의문의 정부전복>
또 한편으로는 「아유브·칸」대통령은 「파키스탄」국민들에게 자존심을 회복시켰다고 주장하고있으나 전외무장관「Z·A·부토」가 그에게 도전, 자기가 더 국민들의 자존심을 회복시킬수있으며 인도로부터「캐슈미르」를 탈환할수있을것이라고 주장하고있다.
그러나「아유브·칸」이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는것은 과장된 표현이다.
만일 어느 누가 군사혁명을 계획하고있다면 공군사령관이 공군을 이끌고 혁명에 참가할 징조는 없다.
또 야당이 합헌적 방법으로 현정부를 전복시키는 기회도 69년 겨울에나 있을것이다.
1964년∼65년 사이에 「파키스탄」의 건국원로 「M·A·지나」때가 대통령에 입후보했을때에 그녀를 지지한 파가 지금은 「아가·칸」중장을 지지하고있다. 이때 야당은「지나」후보주위에 일치단결 했었다.

<승산많은 70년대>
「아유브·칸」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전외무장관「부토」가 공언한 의회민주주의에의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것이다.
「아유브·칸」은 선거에 승리했다. 만일 그때 부정선거로 승리했다면 다음선거에 다시 부정을 하지않는다고 생각할순 없다.
그는 비상한 정치가이나 외모가 무뚝뚝하고 군인다와서 권력에 의욕을 잃었는지, 아니면 권력을 유지하는 재주를 잃었는지를 얼굴에 나타내지 않는다.
「나세르」와 「아유브·칸」은 둘다 자신들을 위해 무엇인가 획책하고있는데 둘다 70년에도 권좌에 머무를 것이라는 승산이 있다. 둘다 「응크루머」나 「수카르노」와같이 자기망상에 고민하지는 않는다.

<후진국 공통현상>
그러나 둘다「응크루머」나 「수카르노」의 전철을 안밟으려 애쓰고 있는것이다. 「아랍」공신문들은 30년전 영국통치시대밑에서 보다는 더욱 약하다.
「파키스탄」신문들은 대부분이 아첨을 일삼고 정부의 언론간섭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아랍」공과 「파키스탄」의 방송은 국가정책의 보조자에 불과하다.
이와같은것은 후진국에서 자연적인 현상이라 말할수있다.
세계의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자유스런 정치와 자유스런 언론이 존재하지 않았고 지금도 그런상태이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의 지식인들은 이런 사태가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것같지는 않았다. 여러나라에서 과거에 그랬듯이 앞으로도 자기표현의 충동을 오랫동안 억압할수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나세르」나 「아유브·칸」은 더욱 더 국민들에게 정치적 자유를 허용해야만 권좌에 머무를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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