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의 대미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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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공의 대미공세가 활발한것 같다. 11월8일 신화사통신은 「닉슨」대통령의 당선과 때를 같이하여 그가 선거운동중에 말한 이른바 「신국제주의」 또는 구라파치중정책을 인용논평했다고 한다.
또한 중공외무성은 11월26일 오는 2월에 「바르샤바」미·중공대사회담을 재개하고 「평화5원칙」협정의 재결과 미제7함대의 철수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중공의 새로운 대미공세는 전례없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데서 주목을 끌고있다. 또 시기적으로는 미국의 정권교체와 중소분쟁의 격화, 그리고 중공내부의 「프롤 레타리아」문화대혁명』이 일단 수습되는 듯한 보도가운데 감행되고 있다는데서 주목을 끌고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공의 전기한 공세가 공개리에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심상치 않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중공의 주장은 과거 되풀이 된 상투적인 것이며, 특히 12년의 역사를 가진 「제네바」또는 「바르샤바」미·중공대사급 비밀회담에서 중공은 이와같은 것을 줄곧 주장하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결국 중공의 과거와 현재의 주장의 차이는 「비공개」와 「공개」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중공이 공개리에 전기한바와 같은 대미공세를 전개하게 된 이유는 물론 여러가지로 해석될수 있을 것이다. 즉 ⓛ중공선전의 효과를 거두려는 것 ②「닉슨」정부의 대중공 억제정책을 견제해 보려는 것 ③휴지화된 중공의 「평화5원칙」외교를 다시 부각시켜 보려는 것 ④중공의 「조판외교」의 악인상을 전환 시키려는 것 ⑤월남협상에 참여하려는 사전포석 ⑥미국과 자유중국을 이간시키려는 것 ⑦중·소분쟁과 연관해서 중공의 대미접촉시도등으로 보는 것이 바로 그것들이다.
그러나 중공의 기본대외노선의 목표가 반소·반미의 테두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주지된 사실이다. 지난 10월의 제12중전회, 그리고 조만간에 개최하려는 구전대회를 통해 현재의 중공이 ①모택동노선의 확인 ②후계자 임호의 확인 ③「문화대혁명」의 확인등으로 그들의 노선을 경화시키고 있는것을 보면 전기한 중공의 대미공세는 한낱 외교전술에서 나온것으로 보아야 할것이다.
특히 종래 「바르샤바」미·중공비밀회담에서는 군축·월남·대만문제등 거의 전반의 중요문제가 토의되고 또 그러는데는 쌍방의 태도를 명시하는 신호가 오고간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중공이 새삼 공개리에 전기한 조건들을 내세운것은 그들의 선전목적을 노린 것이라고 볼수있고 특히 미국의 정권교체와 더불어 미국내부의 대중공정책에 대한 여론의 혼선을 야기시키려고 책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만약 미국의 신행정부가 중공의 위장대미유화정책을 잘못 해석하여 대중공정책은 물론 대아정책에 동요를 가져온다면 그대로 중공의 함정에 빠지는 결과가 될것이다.
미국은 값싼 흥정으로 중공의 대외팽창을 조장하거나 「아시아」의 더 큰긴장을 유발할 소인을 만들어서는 결코 안될것이며 대중공접촉에서의 변함없는 경계를 요망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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