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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메디컬 클러스터 11월 완공…줄기세포 채취·시술·입원 원스톱 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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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상 원장은 세계 유일, 세계 최대 규모 글로벌 메디컬 클러스터 구축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시아권 난치병 환자들이 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한국을 찾는 것이 그의 꿈이다. [사진 분당차병원]

세계 최초의 ‘글로벌 메디컬 클러스터’ (이하, 메디컬 클러스터)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올 연말이면 줄기세포를 직접 추출해 시술에서 입원까지 이곳 클러스터에서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13일 분당차병원에서 만난 지훈상 원장(차병원 의료원장)은 기자에게 메디컬 클러스터의 청사진을 보여줬다.

정심교 기자

“연구원만 1000명이 상주하는 세계 유일, 세계 최대 메디컬 클러스터가 될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올 11월 완공되는 차병원그룹 판교종합연구원은 규모로도 매머드급이다. 대지 3100평(1만248㎡), 건평 1만7000여 평(5만6198㎡)에 지하 4층, 지상 7층, 건물 2개동(연구시설동, 의과대학 및 사무동)이 들어선다. 기초연구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 임상시험을 제외한 모든 기초연구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줄기세포와 암 연구를 필두로 안티에이징·불임 및 생식의학·유전체·종합약학 연구소가 들어선다. 인력도 대대적으로 편성한다. 일단 현재까지 차병원그룹 모든 연구원이 판교로 재배치된다. 외부에서 인재를 추가 영입해 연구원 수만 1000명을 채운다. 연구인력도 국내 최대 수준이다.

 지 원장은 “판교종합연구원과 분당차병원은 차로 5분 거리”라며 “기초연구와 임상연구 및 치료를 이곳 클러스터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 클러스터는 기초연구-임상시험-치료-입원 시스템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우선 판교종합연구원에서 줄기세포에 관한 기초연구를 한다.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으면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

그 임상시험을 분당차병원 내 ‘글로벌 줄기세포 임상시험센터’에서 한다.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줄기세포 치료법을 개발한다. GMP(우수의약품 등의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을 갖춘 이곳 글로벌 줄기세포 임상시험센터에선 줄기세포를 보관해 채취하고 있다. 이곳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갖고 분당차병원 줄기세포 전용수술실에서 난치병 환자를 시술한다. 시술 받은 환자는 분당차병원에 입원한다. 지 원장은 “이렇게 줄기세포를 추출해 시술하고 입원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는 곳은 이곳 메디컬 클러스터가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권 난치병 환자들이 이곳 메디컬 클러스터를 찾아 줄기세포 치료를 받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줄기세포 연구 박차… ‘연구중심병원’ 선정 이어져

이미 글로벌 줄기세포 임상시험센터에서는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환자의 눈에 주입시켜 손상된 망막을 치료하는 임상시험에 몰두하고 있다. 황반변성이 진행됐거나 스타가르트병에 걸려 실명을 앞두고 있는 환자에게 희소식이다.

 뇌성마비 환자의 제대혈줄기세포 치료 임상연구가 유력 논문에 게재되기도 했다. 또 퇴행성 관절염의 지방줄기세포 치료 임상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제의 뇌 이식 임상시험도 세계 최초다.

 지 원장은 “분당차병원으로서도, 차병원그룹으로서도 굉장히 의미 있는 시도”라며 “향후 차병원이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과 산업화를 이루는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당차병원의 도전은 보건복지부가 이끄는 연구중심병원에 선정되는 결실로 이어졌다. 지 원장은 “보건복지부의 첫 발표와 달리 시간이 지나면서 예산지원 계획이 없어지는 등 일부에서는 연구중심병원이 특별한 매력이 없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선정 여부를 떠나 연구중심병원이 되는 과정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 원장은 “결국 좋은 결과(연구중심병원 선정)를 가져다줬다. 선정된 당일엔 전 직원이 성취감에 기뻐하고 고무됐다”고 회상했다.

초진환자 접수 당일 진료 등 혁신

차병원그룹의 행보엔 1년 전 취임한 지 원장의 에너지가 더해졌다. 그는 취임 직후 외래진료 시스템부터 개선했다. 외래진료 시작을 오전 9시에서 8시30분으로 30분 앞당겼다. 초진환자(처음 진료를 보는 환자)가 접수 당일에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초진환자 당일예약 진료서비스’도 개시했다. 지 원장은 “의료서비스는 반드시 고객중심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도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의료철학은 응급진료 체계에도 녹아들었다. 병원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24시간 응급의학과 전문의 상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응급진료도 전문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2006년부터 운영한 소아전용 응급실은 작년 12월 보건복지부 주관 ‘2012년 소아전용 응급실 모델 구축사업’의 지원 대상기관에 선정됐다. 소아전용 응급실 시설·장비를 확충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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