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회담 제2코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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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회담은 지난 11월1일「존슨」미국대통령의 극적인 전면북폭중지 선언으로「확대평화회담」의 이름아래 실질적인 정치협상이 이루어질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주요당사국의 하나인 월남정부의 완강한 반대로 열리지못한채 그동안 고된 진통을 겪어왔는데 27일 공식발표된 월남 정부의「회담참가성명」과 미국정부의「대월보장성명」그리고「티우」대통령의「10일내대표단파견선언」등으로 조만간 그막이 올려질것같다.
단폭직후 미월 양국정부는 평화협상의 참가대표단구성및자격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대립을 드러냈으나 이날 발표된 성명내용은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월남정부의 입장과 명분을 충분히 살려줌으로써 월남은 외교적성과를 거둔셈이다.

<형식은 양자회담>
특히「티우」대통령이 단폭령직후인 지난11월2일과 8일 월남상·하양원에서 제시한 협상참가조건중 ①「파리」회담의 연장이아니고『월남과 월맹간의 완전히 새로운회담』이될것②4자회담이 아니고 미국과 민족해방전선(베트콩」을『두대표단의일원』으로한 월남과 월맹간의양자회담형식이되고③월남의주요한문제에관해 월남대표단이 주도적역할을한다 .④「하노이」의 앞잡이민족해방전선을 미국이 승인하지않는다 ⑤미국정부가 월남에 연립정부를 강요하지않으며 민주방식에의하지않는 연립형식의 불용⑥월남의 주권과 영사의 통일성의 존중등을 이번공동성명에 명백히 못박게됨으로써 월남의 주창이 최대한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강경파요구 반영>
월남정부는 이같은 정치적보장을 미국으로부터받았기때문에 정부성명에서 밝혔듯이『월남공화국의선의를보이고「하노이」의 의도를 떠보기위해「하노이」대표단과의 새로운 회담에 참가하려는 결의』를 결정하게된것이라고 성명하고는 있지만 실상은「티우」대통령이 사실상 정적으로 알려진「키」부통령을 정점으로하는 군부·관계및 종교계등의 강경파의 반대에 부딪혀 만약 실수하면 심각한 내분까지 일으킬위험이 있었기때문에 그동안대표단참가를 반대했던것이며 이번 성명은강경파의요구를전적으로 받아들여진것이다.

<주도권은 미국에>
그러나 비록 월남이 정책협상에서 주도적역할을하게된다지만 미국이 월남대표단에「거부권」을주지않았고 더구나 군사문제에 관한한 미국이 주도역할을 맡게됨으로써 월남정부가 의도한『완전한주도』에 큰「브레이크」를 걸어둔것이다.
만약 미국이 이같은 견제책을쓰지않았던들 월남문제에 큰이해관계를 갖고있는 미국으로서는 협상석상 월남의 종속역할밖에 못하게될뿐아니라 협상자체가 매우 어려워질것이다.
『거부권의부인』과 군사문제의 주도역할을하게될미국으로서는 결국 실제적으로 중요문제에대한주도권을갖게될것이뻔하다.
그러나「파리」확대평화회담의 앞날을 살펴보면「존슨」대통령과「티우」대통령이 입을 모아 말했듯이 당장에 평화가찾아오지는 않으며『험난한협상과 치열한 전투』를예기치않을수없다.

<「절차」부터 난관>
첫째는협상절차문제에있어 월맹측이 줄기차게주장해온「베트콩」대표단의 인정과 이에따른 4자회담, 월남문제의 정치적해결책과 연정수립 그리고 외군철수문제등 허다한 난제가 가로놓여있어 쉽사리 협상이 타결될것으로 보기 힘들다.
그러나 한가지 희망적인 현상은 정치협상을 앞두고「러스크」미국무장관과 주미소련대사「도브리닌」이 빈번한 접촉을하고있는 사실이다.「체코」침공이후 세계여론의 압력에 부딪힌 소련이 동서긴장상태완화를 꾀하기위해「파리」회담을 추진하도록「하노이」를 설득하고있는 눈치이고보면표면상으로는 강경한 발언을 하고있는 월맹일지라도 평화를위해 양보할태도로 나올것이라는 관측도있다. <양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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