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성지 '고대도' 선교 여행지로 개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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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학교와 충남 보령시가 개신교 성지인 ‘고대도’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선교지 관광지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사진 백석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섬, 충남 보령시 ‘고대도’로 놀러오세요.”

 백석대학교(총장 최갑종) 산학협력단이 우리나라 최초 개신교 선교성지인 ‘고대도’의 종교자원을 적극 발굴하고 도서관광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백석대는 이를 위해 지난 7일 충남 보령시청 중회의실에서 최갑종 총장과 이시우 보령시장, ‘고대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식을 갖고 ‘고대도’를 선교 여행지로 개발하는데 함께 힘을 모으기로 약속했다.

 백석대와 보령시에 따르면 ‘고대도’는 일찍이 사람이 정착해 마을이 형성됐던 섬으로 옛 집터가 많아 ‘고대도’라 불리게 됐다. ‘고대도’는 면적이 0.9㎢의 작은 섬이지만 풍부한 어자원과 어장으로 자가발전소는 물론, 자체전화, 상수도 시설과 현대식 주택이 들어서 있어 문화생활이 가능한 섬 마을이다.

1832년 칼 귀츨라프 선교활동 펼친 곳

최갑종 총장(왼쪽), 이시우 시장

‘고대도’는 또 손쉽게 조개나 굴을 채취할 수 있으며 물 속이 환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깨끗한 청정해역으로 인접해 있는 ‘장고도’와 함께 태안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다. 이와 함께 마을에서 가까운 당산너머에는 기암괴석과 금사홍송으로 둘러 쌓인 당산 해수욕장과 섬의 남쪽 끝머리에 있는 자갈해수욕장이 있어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가족단위 피서객들에게 사랑 받는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석대는 ‘고대도’의 이 같은 천혜 환경과 더불어 개신교가 최초로 선교됐던 섬이라는데 주목하고 역사적 가치가 있는 섬으로 개발하는데 동참키로 했다. 이에 따라 백석대는 보령시와 충남 보령의 외딴섬 ‘고대도’를 기독교 순례지로 개발하고 선교사의 업적발굴과 재조명을 통해 관광개발의 주요 콘텐트를 활용하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대도’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실제 ‘고대도’는 개신교를 전해야 한다는 확신으로 선교여행을 떠난 독일인 칼 귀츨라프(Karl Friedrich August Gutzlaff 1803~1851)가 뱃길을 따라 외연도~녹도~불모도~고대도 순으로 항해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칼 귀츨라프가 섬을 떠날 때까지 ‘고대도’를 기점으로 근처 도서와 내륙까지 선교활동을 벌였으며 이 때문에 한국 선교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섬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인 최초 선교사인 칼 귀츨라프는 1832년 한국에 온 첫 번째 개신교 선교사다. 조선 선교 방문은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 보다는 34년, 의료선교사 알렌 보다 52년, 언더우드와 아펠젤러 선교사보다 53년이나 앞서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의미가 남다르다.

 칼 귀츨라프는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 자신이 믿는 개신교를 전해야 한다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목숨을 아끼지 않은 신념으로 먼 뱃길을 따라 선교여행을 떠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칼 귀츨라프가 고대도를 중심으로 펼친 선교 활동은 문화적 중개활동으로 이어졌으며 칼 귀츨라프가 조선 선교 후 배운 한글을 1832년 11월 ‘중국의 보고(The Chinese Repository)’라는 잡지에 소논문 형태로 발표하면서 한글을 세계에 첫 번째로 소개한 문화적 중개자 역할도 수행했다고 한다.

 업무협약을 맺은 백석대 최갑종 총장은 “고대도의 관광자원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섬의 특성을 살리는 것은 물론, 관광시장의 특성과 요구에 맞는 계획 및 관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종교 문화의 창의적 콘텐트와 테마를 발굴, 유인력 있는 체험 관광상품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시우 보령 시장은 “‘고대도’는 우리나라 최초 개신교 전래지로 귀중한 종교적 힐링 관광자원이 깃 들어 있는 곳”이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대학발전과 지역발전에 있어 시너지효과가 배가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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