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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유엔가입 좌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23차「유엔」총회와 더불어 다시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중국대표권문제는 20일 표결결과, 그「유엔」 가입책동이 또 다시 좌절된 것으로 낙착되었다. 표결결과를 보면 작년 총회 때보다도 중공이 불리하게 됐음을 여실히 간취 할 수 있다.
첫째로, 『자유중국대표를 추방하고 중공대표를 초청하자』는 「알바니아」와 「캄보디아」등 14개국 결의안 찬44·부58·기권 23표로 부결되었다. 이는 작년의 찬45·부58·기권 17표에 비해 찬성표에 있어 1표가 줄어든 것이다.
둘째로, 중공이「유엔」에 가입하려면 「유엔」회원국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된다는 미국 등 14개국이 제안한 『중요사항 지정결의안』은 찬73·부47·기권 5표로 가결되었다. 이는 작년의 찬69·부48·기권1표보다 찬성표에 있어 4표가 불어난 것이다.
세째로, 『두개의 중국』안의 포석으로 간주되고 있는「이탈리아」등 5개국이 제안한「지별위원 회고 치결의안』은 찬30·부67·기권 27표로 부결되었다. 이는 작년의 찬32·부57·기권30표에 비해 찬성표에 있어 2표가 줄어든 것이다.
이와 같은 표결상황을 보면 오늘날 1백25개「유엔」 회원국 중 절대소수가 아직도 중공의 「유엔」가입을 계속 반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작년보다도 중공의「유엔」가입을 반대하는「유엔」회원국이 증가했다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표결결과는 그대로가 곧 더욱더 고립 되어 가는 중공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그렇게 된 동기는 결코 이해하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첫째로, 중공 자체가 초래한 그 자신의 고립화 정책 때문이라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지되어 있듯이 중공은 1966년8월 제11차 중전회에서 이른바 『「프롤레타리아」문화대혁명』을 추진하면서『조반외교』또는 『무투외교』를 감행해왔다. 그로 말미암아 인접국가와의 관계가 악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실제행동을 통해서 중공의 호전성이 여실히 드러났던 것이다. 그 『조반외교』의 여진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어 중공의. 이와 같은 호전적인 대외정책에 대해서는 종래의 친중공국가 중에서도 미간을 찌푸리는 나라가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중·소 분쟁의 격화와 공산권의 분열로 말미암은·공산권의 중공가입에 대한 열의부족 때문이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표면상 공산국가들은 다같이 중공을 지지했다. 그러나 공산권의 중공지지도와 열의는 종래에 비해 전적으로 그「뉘앙스」를 달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1968년의 중·소 분쟁은「체코」사태와「파리」협상, 또는 제12차 중전회 등을 둘러싸고 더욱 격화되었다. 종래의 결정적 중·소 대립이 이제 와서는 군사적인 긴장마저 조성하고 있는 실정에 있는 것이다.
전기한 두 가지는 「유엔」다대수 국가들로 하여금 중공의「유엔」가입을 반대하는데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는 요소들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중공의 호전성과· 침략성을 경계해야 할 당위성에 비추어 당연한 일이다.
이와 같은「유엔」다대수국가의 의사는 앞으로 한국문제가 토의될 때도 반영될 것으로 본다. 중국대표권 문제의 표결상황을 볼 때 그것은 한국문제의 토의전망도 밝게 내다보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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