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의 개가|두 공비가 잡히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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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삼척·울진=현지 취재반】10일 상오 8시30분쯤 울진군 ○○면에서 생포된 무장 공비 고등운 (23·124군부대 소속)은 군·경 합동 부대의 끈덕진 자수 권고 끝에 생포했다.
이날 새벽 공비 고는 울진 ○○마을에서 2킬로 떨어진 외딴 김모씨 (70) 집에 나타나 기관단총을 들이대고 밥을 달라고 위협, 김씨와 김씨 가족을 방안에 가둬 놓았다. 김씨가 밥을 해주고 공비고가 밥 먹는 동안 뒷문으로 빠져나가 2킬로쯤 떨어진 군·경 예비군 작전 부대에 신고했다.
은종은 대위와 작전 주임 고영남 대위 등이 수색 특공단 9명을 데리고 출동, 집을 포위해도 반응이 없어 특공대원 김모 하사가 집으로 뛰어 들어 정동춘은 생포되어 살아났는데 너도 자수하면 살려준다고 자수 권고를 하자 『자수하면 살려 주느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이때 은 대위가 들어가 『염려 말라. 자수한 공비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권고하면서 가진 무기가 뭣이냐고 묻자 고는 수류탄 3개와 기관단총 1자루라고 대답, 아군이 총을 버리고 자수하라고 다시 권고하자 고는 총은 버린 채 수류탄 「핀」을 뽑아 위협 태세를 취했다.
고 대위·은 대위 등이 다시 자수를 권했다. 『수류탄은 집밖으로 던지고 같이 잘 살아보자』고 했다. 공비고가 고개를 떨어뜨리며 집밖으로 수류탄을 버리고 멍하니 서 있었다.
아군이 고에게 접근, 방한복을 벗어 그에게 입혀 주고 파고다 담배 1개를 권하자 이것 모두 미제 아니냐?』고 되묻기까지한 공비 고는 생포된 후에도 따뜻하게 대해 주는 아군 부대원들의 손길에 웃음기 마저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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