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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나」의 한국의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1년 6개월 전에 이 나라에 온 한국인 의사들과 그 가족들은 민간외교와 의료봉사로써 「가이아나」국민들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다.
작년만 해도 사람들을 만나면 남한이냐 북한이냐고 묻는데는 막 질색이었는데 지금은 한국에 대한 관념이 완전히 달라져 한국하면 의사와 봉사의 나라로 알고 있다.
지난달엔 이 나라의 불우한 아이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거두는 운동에 한국의사 부인들이 앞장서 한국요리를 만들어 팔아 여기서 얻은 수입금 전부를 장학기금으로 전달, 이 나라사람들에게 많은 감명을 주기도 했다.
상춘의 나라인 「가이아나」는 여러가지면에서 특이한 점이 많다.
첫째 기후의 탓인지 여자들의 신체 발육이 아주 빠르며 이에 따라 성적인 면에 일찍 눈을 뜨게 되는 것 같다.
결혼전의 성행위는 혼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알고 별로 죄악시하지 않으며 처녀들이 법적으로 결혼하기 전에 아이들을 2, 3명 쯤은 으례·가지고 있는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직책상 많은 여자환자들을 다루고 있는데 진찰권엔 분명히 미혼이라고 썼는데 진찰해 보면 경산부이기가 일쑤였다. 이상하여 물어보면 분명히 미혼이며 아이들은 2, 3명 있지만 별로 관계가 없다고 하는데는 정말 놀랐다.
아뭏든 이 나라 젊은 여자들의 정조관념은 말이 아닌 것 같으며 특히 외국인에 대해선 더욱「우호적」이라고.
최근엔 이 곳에 있는 외교사절 중「프랑스」대사와 서독대사가「가이아나」색시와 결혼하여 화제가 되었고 지금 일본인 어부 1백 60명이 와서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둘째, 이 나라는 원래 동인도인, 「아프리카」흑인, 「아메리카·인디언」, 중국인, 구주인,「포르투갈」인 등 6개 민족의 혼합국가이므로 인종차별 같은 것은 없으나 (현재 수상은 흑인) 아직 영국이 지배하던 식민지 냄새가 남아 있다.
몇몇「호텔」이나 식당은 백인만의 출입이 허용되는데 우리 한국인과 일본인은 백인대우를 받고있다.
한가지 흥미 있는 일은 이 나라사람들은 혼혼을 좋아해 그 결과 피부색은 흰데 머리칼은 흑인같이 곱슬머리인 사람, 눈은 백인처럼 푸른데 살결은 중국인같이 갈색인 아가씨, 얼굴생김새는 백인인데 피부는 갈색인 정부의 고관 둥, 이 나라는 마치 「멘델」의 유전법칙을 실제로 실험해보는 실험장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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