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울진 사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대 간첩대책본부는 4일에 이어 5일 또 다시 약 30명 내외로 추산되는 무장공비가 지난2일 밤 동해로부터 경북 울진군 북면에 불법침투, 주민들을 학살한 사건이 발생하여 현재 군· 경과 향토예비군이 합동포위작전을 펴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동발표는 무장공비들은 부락민 3명을 죽이고 1명에게 상처를 입혔으며 위조지폐 수십 만원을 주민들에게 뿌렸음을 밝혔다. 이와 아울러 대 간첩대책본부는 4일 정오부터 울진을 중심으로 강원도 일부와 경북일부지역에 을종사태를 선포하고 포위망을 좁히고 있음을 발표했다.
최근에 발포된 일련의 북괴 도발상황을 종합해 볼 때 북괴는 그 규모와 성격에 있어서 새로운 형태의 만행을 감행하기 시작한 것 갈다. 금년 1월21일 31명의 무장공비가 서울을 침입한 사건이 있었지만, 최근의 북괴도발의 규모와 성격은 단일지점이 아니라 전후방 여러 곳에서 때를 같이해서 도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북괴침투의 ①해안경계상태의 탐색 ②산악지대의 밀거지 설치 ③유격전 전개 및 양민살해 ④민심 및 경제 혼란과 주요산업시설의 파괴 ⑤반 정부의식의 조장에 있다고 요약되고 있으나 북괴침투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특히 그 성격에 있어 지역적으로 「게릴라」전을 전개하고 양민을 마구 살상하며 민·심의 동요와 방위의 분산을 책동하고. 나아가서는 「거점」을 확보하려는 듯한 움직임이 역연하다.
그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안전보장과 치안확보의 중대성을 새삼 피부로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5일 판문점군사정전위에서 「유엔」측 수석대표 「우드워드」소장은 지난 l5일간 51차례나 북괴의 침범이 있어 사태는 휴전 후 최악의 상태임을 지적했지만 요컨대 북괴의 대남 침투공세는 지금 상태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욱 강화되리란 점이다.
이와 같은 북괴의 침략위협에 대결해서 우리는 다시금 군관민이 군연일체가 되어 상호협조 체제를 확립하여 전력을 기울여 북괴의 공세를 분쇄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의 사태가 계기가 되어 대 간첩대책이 더욱 강력히 이루어져야 하겠고, 도발을 분쇄하기 위한 근본적이며 효과적인 대응책이 철저히 강구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그러는 데는 이번 사태의 총평가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울진군에 30여명의 무장공비가 상륙할 수 있었던 취약점이 무엇이었던가 하는 것도 검토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 공비소탕 작전에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기 위한 국민에 대한 신속한 계몽책도 제때에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그와 더불어 근본적인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을 위한 자체역량의 강화는 물론, 미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북괴도발이 미국의 대통령선거 또는 미국의 북폭 중지와 때를 같이하고 있다는 데서, 그것은 미국의 「의지」를 다시 떠보려는 북괴의 무력시위 라고 도 볼 수 있다. 우리는 월남의 소강상태와는 달리 격화되는 한국의 긴장사태에 비추어 한국 방위를 위한 미국의 긴밀한 협조를 다시 한번 강력히 요망하여 마지않는 바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