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도 골라 먹으면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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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14일 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초콜릿은 오랫동안 건강에 부정적인 측면이 주로 부각돼 왔다. 비만.충치를 일으키고 혈중(血中)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며 여드름이 돋아나게 하는 식품으로 잘못 인식돼온 것이다.

그러나 최근 초콜릿이 심장 건강에 유익한 식품이란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미국 영양협회지 최근호엔 초콜릿에 든 불포화지방과 항산화물질(플라보노이드)이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의 혈중 농도를 낮춘다는 연구논문이 실렸다. 초콜릿이 심장병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는 것.

이 연구에서 말하는 초콜릿은 설탕을 주로 쓴 유사 초콜릿(시판 초콜릿의 상당수)이 아니라 코코아 함량이 높은 '진짜' 초콜릿이다.

특히 다크(검은) 초콜릿엔 심장에 유익한 플라보노이드가 가장 많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크 초콜릿에 든 지방의 약 3분의 1은 심장에 좋은 불포화지방이었다.

다크 초콜릿은 밀크 초콜릿(우유 함량이 높다)에 비해 열량(40g짜리의 경우 2백㎉, 2백10㎉).지방 함량(11g, 13g)이 모두 적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홍원선 교수는 "좋은 초콜릿엔 적포도주.녹차.채소 등에 든 항산화물질이 많이 들어있다"고 설명한다.

네덜란드 국립환경보건원은 초콜릿엔 항산화물질인 카테킨이 차의 네배나 들어 있다고 밝혔다. 다크 초콜릿엔 1백g당 54㎎, 밀크 초콜릿엔 16㎎, 차엔 1백㎖당 14㎎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차 한잔과 초콜릿을 함께 먹으면 맛과 건강을 모두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초콜릿을 미국에선 장거리 항공여행자에게 적극 권하고 있다. 항공여행 도중 초콜릿을 먹으면 좁은 공간으로 인해 다리에서 피가 잘 돌지 않는 '이코노미 클래스 신드롬'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초콜릿을 너무 먹으면 비만이 올 수 있다. 열량이 1백g당 거의 5백㎉에 달한다. 또 설탕 덩어리를 먹지않도록 믿을 만한 업체의 다크 초콜릿을 먹는 게 중요하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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