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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급을올려라" 부자여왕의 궁색한 요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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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장덕상특파원
세계에서 가장부유한여성으로알려진 「네덜란드」의 「율리아나」여왕이봉급인상을 요구하고있어 「유럽」의 화제를모으고있다. 「율리아나」여왕의연봉은67만6천「달러」.
그런데 작년 한해의지출이1백62만5천6백「달러」나되어 여왕의 가계부엔 94만9천6백「달러」의 적자가 기록되었다.
정부에선 회계조사단을 보내어 왕전재정장부를검토했다. 「율리아나」여왕은 선뜻 장부를공개한후 지난 한해에 자신의 개인금고를 풀어 적자를메워 왔다고 실정을 토로했다. 왕전비용중 가장 큰 명목의 하나는 궁내고용인들의 봉급이었다. 지금 「네덜란드」왕전엔2백80명의 하인(?)들이일하고있다.

<정부서 장부검토>
여왕의 봉급인상요구를받은 정부에선 내년부터 주실비를약100%증액, 왕실의 적자를 메우도록 할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안으론 지금의 67만「달러」에서 1백30만「달러」로 여왕의 봉급을 올려주고 여왕부군의 체면도 유지시키기위해선 지금의 연봉8만「달러」에서 13만「달러」로 인상시킬 예정으로 있으나 국회에서 제대로 말을들을지는 두고봐야한다.

<분열된 국민의견>
여왕의 적자가계부가공개되고 봉급인상이 토의되자 「네덜란드」국민들의의견은 둘로 나눠졌다.
한쪽에선 『어떻든 왕가에 적자가 나서야 되겠느냐』고 왕실을 동정하고 다른한편에선『20세기후반에 왕실의 존재는무의미하다』고 노골적으로왕실빈의 증액을 반대하고있다.
「네덜란드」국민의 대부분이 2차대전중 「네덜란드」왕실이 국가에기여한 공로는 인정하고있다.

<막대한 왕궁재산>
국민들의 더큰 불평은 왕실이 큰 부자임에도불구하고 모든 비용을 국가에 부담시키고 있다는데있다. 왕실재산이 얼마나되는가 확실히 아는사람도없고 또발표되지도않고있으나 비공식 집계에 의하면 「율리아나」여왕혼자서 미국석유·동광회사에 3천만「달러」상당의주를소유하고있다.
뿐만 아니라 부군 「번·하르트」공도 미국 「스탠더드」석유회사에만 1천2백만「달러」 「베아트리스」공주는 3백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실물만 4억불분>
그런데 공공연하게 나타난 재산은 따지고보면 「네덜란드」왕가재산의일부분에지나지않는다. 왕가의가장큰재산은대대로 내려오는 보석인데 「네덜란드」왕실의보물은 약4억「달러」어치나 될것으로추산하고있다. 왕실비의증액을주장하던국민들도막대한왕실재산이 세계에 흩어져있는것을 알고난후 부턴일단주저하지않을수없게되었다. 재산전문가들은 「네덜란드」왕실의총재산이5억「달러」를 넘을것으로추산하고있다.

<「왕궁전세」합의>
만일 왕실이 다른 국민들처럼 세금을 물어야한다고 가정한다면 왕가에선1년에 약6백만「달러」를 국고에 바쳐야할판이다. 그러나 여왕은 물론 왕가의 그누구도 면세특혜를 받고있기때문에 왕가는 가만히앉아서 6백만「달러」를 벌고있는셈이다. 이러한 사정을잘알고있는 국민들의 일부에선 왕가에대한 대우는 『면세만으로도 족하다』고말하여 왕실비 증액을반대하고있다.
왕실에대한 국민들의비판의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정부에서도 이젠 대책을 세워야겠다고 나섰다. 그래서 「율리아나」여왕은 「쇠스트디뮤즈」왕궁을 국가에 바치고 집세를내고 있기로 합의를보기에 이르렀고불원 궁중고용인은모두국가공무원으로대치키로결정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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