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수백만명 거리 쏟아져 '붉은 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의 축제분위기는 누구도 말리지 못했다.
이탈리아 전의 멋진 승리를 축하하는 한국인 수백만명이 기쁨의 비명을 지르며 도심 거리를 붉은 바다로 만들었다.

한국인들이 최초의 월드컵 8강 진출을 춤과 폭죽, 대한민국 연호로 기념했다. 공동 개최국 한국이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공격수 안정환이 연장에서 헤딩 골든골을 성공시키며 이탈리아를 2-1로 누르자 서울 도심에서는 50만여 명의 팬들이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몰려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경기 중 하나였던 이번 대결이 극적인 결말로 끝나자 사람들은 춤추고 뛰며 팀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음악이 도시에 울려퍼졌다.

폭죽 수천 발이 수도 서울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사람들은 휘슬을 불고 경적을 울렸다. 서울 도심 10차선 도로 위로 끝없는 빛줄기들이 솟아 올랐다.

팬들이 눈물을 흘리거나 침묵을 지키며 서로 포옹하는 이탈리아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서울의 식당과 술집에서 TV로 경기를 보던 팬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고 낯선 사람들과 함께 "코리아! 코리아!"를 외쳤다.

한국의 승리는 국가적 열정의 분출을 불러왔다.
박재열(22·학생)씨는 군중의 소음 속에서 "아주 기쁘다. 우리가 또 이겼다. 한국이여 영원하라!"고 말했다.

신성민(30·회사원)씨는 "골이 들어갔을 때 내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내와 함께 기쁨을 나눈 최갑식(49·사업가)씨는 "날아갈 것 같다.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일본과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한국은 90분 간의 경기 끝에 1-1로 비긴 뒤 연장에서 이겨 8강에 진출했다.

이보다 앞서 일본은 터키에 1-0으로 지며 월드컵에서 탈락했다.

한국 대전 운동장에서 마지막 휘슬이 울리자 폭죽이 터지며 3만8천5백88명의 관중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기쁨에 도취된 팬들은 주요 도시의 거리에 쏟아져 나와 승리를 축하했다.

한국선수들 연장승부 끝에 얻은 역사적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처음에 한국은 월드컵 1승을 목표로 했다. 한국은 과거 월드컵에 5번 출전해 1승도 못 올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포르투갈과 폴란드를 꺾고 미국과 비기며 조 수위를 차지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3회 우승의 이탈리아는 크로아티아에 지고 멕시코와 비기며 2회전에 간신히 올랐다.

한국은 1954년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한국 팀에 진 것은 이번에 처음이 아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이탈리아는 북한에 1-0으로 패했다.

SEOUL, South Korea (CNN) / 이인규 (JOINS)

◇ 원문보기 / 이 페이지와 관련한 문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