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맵싸한 냄새가 물씬 코를 찌른다.
건조장에서 대충 말린 담배를 다시 껴내서 등급에 맞게 골라서 재포장하는 일이 한창이다.
중원·음성·괴산은 담배고장. 요즘 담배의 재포장과 수납이 한창이고 수납에 따라서 10억원의 현금이 풀려 나간다.
『풍년이에유.』 중원군동량면용교리 우남섭씨 (37)는 올해 2천4백평에 담배를 심은 대농. 이 마을의 총대까지 겸하고 있다. 올해의 수입은 수납을 해봐야 알지만 25만원선은 될듯하다는 얘기이고, 벼농사보다 수익이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매청의 수납가격이 생산가에 미치지 못해서 그리 큰 이는 없다는 호소가 빗발치고있다.
충북에서 나는 담배는 모두 황색종 일색이다.
3월에 묘포에 씨를 뿌리고 5월에 본포에 옮겨 심었다가 8월말까지 잎을 마서 황색이 곱게 물들도록 말려야하는 관계로 손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
담배는 향끽미 (香喫昧)와 빛깔로 등급을 매긴다. 좋은 담배의 조건은 색상(色相)이 고르고 엽질 (葉質) 이 치밀하고 향횹미(香吸昧)가 좋고 잎이 골라야한다는 것-. 그러나 외국에선 「니코틴」이 적온 담배를 원하고있어서 요즘은 잎을 엷게 하는 재배기술을 익히기에 법석이다. 순을 높이 쳐서 토엽과 상엽사이에 되도록 많은 잎을 두어 엷게 하는 기술을 익히고있다.
충북에 담배가 들어온 지는 약60년. 이 지방 토지가 물이 잘 빠지는 사토질이란 혜택을 충분히 살린 것이다. 올해는 3천2백 정보에서 6백22만킬로를 생산했다. 이 대금이 자그마치 10억원. 담배 경작자에게는 황금의 가을이다.
담배가 돈이 되기까지는 고생이 많다. 제일 힘든 것이 황색을 내는 일이다. 잎에는 엽록소가 있어서 일정한 온도에서 황색으로 변했다가 차츰 갈색으로, 갈색에서 검게 된다. 검은 것은 썩은 것이다.
황색이 됐을 때 그 상태를 영원히 유지하게 건조하는 것이 기술이다.
이것이 담배등급의 기초가 되고 또 이 상태의 담배가 맛이 좋다는 것이다.
우등에서 7동까지 8동급이 있고 우등은 1킬로에 2백70윈, 등급마다30∼40원의 차가 있다. 그러나 이값은 전매청이 계산한 생산가 (3백40원) 보다 적은 것이다.
『내 담배의 동급은 내가 알아유.』 우씨는 풋나기 검사원의 눈은 자기보다 나을게 없다면서 알아서 품질을 고른다고 대단한 자신을 보인다.
일터에는 눈부신 황색과 향긋하면서 맵싸한「니코틴」냄새가 가득하다.
일꾼들은 손을 멈추고「진달래」한 개비를 피워 물고『휴』연기를 내뿜고서야 또 일손을 서두른다. 글 전경욱기자 사진 최해명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