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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에 오른 반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흑인반항」은 「멕시코·올림픽」에서도 그치지않고있다.
「올림픽」개막이전부터 대회불참을 내세워 미국체육계와 「멕시코」대회조직위를 곤경에 몰아넣던「블랙·파워」는 흑인선수들이「멕시코·올림픽」에 참가함에 따라 일단락되는 듯했으나「검은 파동」은 시상대에까지 등장, 제19회 「올림픽」을 인종분쟁의 싸움터로 몰아넣고 있다.
이번「올림픽」에서 보여준 「검은 반항」의 「스타트」는 남자 1백미터에서 10초의 벽을 뚫고 우승한 미국의 흑인선수 「지미·하인즈」와 남자 2백미터에서 19초8이란 경이적인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미국의 「토미·스미드」.
지난 15일 미국에 첫금 「메달」을 안겨준 「하인즈」가 「브런디지」IOC위원장의 「메달」수여 「보이코트」로 시작된 흑인의 저항은 17일 2백미터 1위인 「스미드」와 3위인 「칼로스」(미국)가 시상대에서 보여준 불손한 시위로 그 절정에 달했다.
남「아프리카」흑인선수에게 「올림픽」출전의 길을 열어주지않았다고해서 「브런디지」씨의 「매달」수여를 거부한 「하인즈」의 경우는 영국 「버클리」경의 시상대역으로 일단락됐지만, 「스미드」와 「칼로스」는 그 시위방법이 극렬하다는데서 많은 「올림픽」관계자의 분노를 샀다.
이두 흑인선수들은 수상대에 올라서자마자 「스파이크」를 벗어던진채 검은 양말과 검은 장갑, 목에는 검은 「스카프」, 그리고 가슴에 『민권을 위한 「올림픽」운동』이란 표지를 단 이들 흑인선수들은 미국국가가 울리는 동안 계속 주먹을 휘두르며 「미국의 흑백정책」에 항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선수단본부, 대회조직위, 국제 「올림픽」위원회는 크게 흥분했다.
미국의 육상 「코치」 「헤이튼·조만」씨는 이들의 선수자격을 즉각 박탈하고 본국으로 송환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이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는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출전했을뿐 앞으로는 출전치 않겠다』고 가볍게 응수. 문제가 심각해지자 미국 「올림픽」위원회는 방관할 수가 없어 18일밤에 긴급위원회를 소집, 이들의 「아마」자격을 박탈하고 즉시 선수촌을 떠날 것을 명령했다. 「올림픽」에서 「블랙·파워」가 말썽이 되긴 이번이 처음.
하지만 미국의 흑인선수와 「아프리카」선수들이 「올림픽」을 들먹인 것은 지난2월부터.
「그러노블」IOC총회가 남「아프리카」에 인종격리정책아래 「올림픽」출전권을 허용키로하자 30여개의 「아프리카」신생국과 미국의 흑인선수들은 즉각 「올림픽」불참으로 IOC결정에 맞섰다.
국내의 인종차별에 산발적인 항의를 해온 미국의 흑인선수들은 IOC의 남「아프리카」출전결정이후부터는 조직적인 「올림픽」불참운동을 폈다.
이처럼 「검은 항쟁」이 「올림픽」을 위협하며 전세계로 번지자 IOC는 지난 5월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남「아프리카」문제를 재논치않을수없었다. 이 회의는 IOC위원의 재투표를 결정했고 우편투표결과는 총71표중 41표로 남「아프리카」의 출전권을 박탈, 전세계 흑인들에게 「멕시코·올림픽」참가의 명분을 세워준 것이다.
그러나 「멕시코」에는 「흑인반항」이 계속 일어나고있다.
「올림픽」사상 인종분규가 커다란 「이슈」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인류의 완전한 평등이 유지되지않는한 「올림픽」은 계속 흑·백분규에의한 시련을 겪을 것이고 「멕시코·올림픽」의 남은 기간에도 다른 형태의 「흑인반항」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이근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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