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경의 뒤안|이혼상담에 비친 한국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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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정생활은 결혼한지 7∼8년쯤 되었을때가 파경의 위험성이 제일 크고, 그것은 배우자의 무정으로인한 파탄이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창립 12주년을 맞은 사단법인「가정법률상담소」(소장 이태영변호사)에 비친 우리나라 가정·가족관계법률상담은 이같은 가정파탄을 말하는 이혼상담이 제일 많은 것으로 대표되고있다.
상담을 청해온 남자들의 경우는 대부분이 30대로 거의 반수에 가까운 43.6%를 차지하고있는가하면, 40대보다 20대가 그다음을 차지하고있다.
특히 이들 남자상담자들 가운데 이혼, 사실혼의 해소사유를 규정한 민법 제840조의 6호「기타 중대한 사유」를 들어 도저히 현재의 아내와 혼인생활을 계속할 수 없다는 사람들이41.3%나 되는데비해 여자들은 같은 이혼사유를 내세우는데있어 그들 배우자의 부정행위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이 49.9%로 대조적인 면을 나타내고있다.
이런 것을 볼 때 남자들은 이혼을 하는데도 여자보다 더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사유를 들고있는가하면 여자들의 경우 배우자의 부정과 함께 남편과 그외 직계비속으로부터의 학대(19.8%)등보다 급박한 정신적인 고통을 견뎌내지못해 이혼할 것을 원하고있음도 보여주고있다.
아내의 부정을 이혼사유로 내세우는 남성상담자들은 해마다 늘어나 지난해 18.6%뿐이던것이 올해는「배우자의 부정때문에 도저히 불쾌하고 용납할 수 없는」상태에서 이혼하겠다고 나선 율이 24.2%-.
이들 파탄부부의 교육정도도 남자가 고졸인 때가 가장 많고, 중졸·국졸·대졸의 차례를 보이는데비해·여자들의 경우 국졸·고졸·중졸·국중퇴·대졸의 순서를 보이고있다.
이같은 이혼때 배우자들의 학력정도는 지난해의 고졸·대졸·중졸·국졸의 순위에서 대학 졸업한 부부의 파탄이 조금씩 줄어들고, 특히 여자들의 경우엔 국졸·중졸·고졸의 순위로 그들 배우자들로부터 이혼당하는 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겠다.
그런가하면 상업·무직·회사원의 남자들대이부분인 상담자들은 직업없는 자기아내, 상업또는「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을 하는 율이 많고, 여자들의 경우엔 무직·상업·「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무직·상업·공무원등의 순위로 배우자와의 이혼을 원했음이 잘 드러나고있다.
특히 여자상담자들은 그의 배우자가 무직·상업·공무원인때 가장 이혼율이 높지만 전체적으로 기술자·사업가·운전사·군인·교육자등의 경우도 차츰 비중을 더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가장 중요한 이혼부부의 결혼생활경력은 67년 통계에선 3∼4년된 부부가 가장 많았는데 68연도엔 7∼8년된 부부가 으뜸이고, 그다음이 3∼4년, 5∼6년된쌍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1∼40년째의 결혼생활에서도 1.4%의 상담자가 보였는가하면 결혼한지 1년도 안되어 이혼을 원한 상담자들이 2.2%임도 지나칠수없다는것.
이들 부부의 나이차이는 결혼에 가장 이상적이라는 3∼4년차이고보면 가장 이상적인 것은 가장 이상적이 아닌 것으로 표현할 수도 있는 모양이라고 말할수도 있겠다.
이들 상담자 상대방등 이혼으로 끝나는 남녀들의 나이는 30대가 43.6%, 20대가 24.9%, 40대가 19%로 밀집되고있고, 70대의 상담자도 0.4%로 올들어 8명이나 된다. 특히 여자의 경우 81%가 20∼30대-.
이들의 대부분이 종교를 가지지않은 무종교자들이고 기독교·불교·천주교의 차례로 약간씩 종교별 분포를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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