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3, 은2 땄지만 … 마냥 웃을 수 없는 연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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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손연재

손연재(19·연세대·사진)가 아시아 리듬체조 여왕에 올랐다. 그러나 여유를 즐길 틈은 없다. 만만찮은 경쟁자들이 눈에 띈다. 중국과 일본이 약진하고 있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한·중·일의 리듬체조 삼국지가 펼쳐질 수도 있다.

 손연재는 9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끝난 아시아 리듬체조선수권대회에서 개인종합·후프·곤봉에서 1위를 차지했다. 팀 경기와 리본에서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금 3, 은 2개로 참가선수 중 가장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1년 뒤에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경각심도 동시에 느끼게 한 대회였다.

 ‘중국의 에이스’ 덩썬웨(21)는 손연재의 독주를 가로막았다. 종목별 결선에서 선전하며 볼과 리본에서 금메달 2개를 가져갔다. 리본에선 18.533점으로 대회 최고점을 기록했다. 앞서 연기한 손연재(18.167점) 역시 큰 실수는 없었지만 덩의 매끄러운 연기에 판정패했다. 심판으로 대회에 참가한 김지영 대한체조협회 리듬경기위원장은 “덩의 리본 연기는 뛰어났다.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선의의 경쟁자로 서로에게 자극을 주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도 잠재력을 뽐냈다. 개인종합 결선에 오른 하야카와 사쿠라(6위)와 미나가와 가호(7위·이상 17)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들은 동유럽 선수 못지않은 신체 조건과 유연성을 자랑했다. 이들은 일본체조협회의 지원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하야카와는 손연재와 함께 옐레나 니표도바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다. 차상은 MBC 리듬체조 해설위원은 “일본은 리듬체조에 관심이 높고 지원도 탄탄해 유망주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내년엔 확 달라질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선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선수들보다 이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아시아가 중심이었던 아시아 리듬체조에서 한·중·일 등 동아시아가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다. 새로운 라이벌의 등장은 손연재에게도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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