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옴부즈맨 코너] 대원사 사찰음식·템플스테이 더 소개했으면 …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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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호 30면

6월 2일자 중앙SUNDAY 1면은 ‘북한 돈세탁 새 무대, 中 주하이(珠海) 조선광선은행 대표부’였다. 북한 돈세탁의 주무대가 마카오에서 주하이로 옮겨졌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한 탐사보도다. 새로운 돈세탁 근거지로 지목되는 주하이 광선은행 대표부와 대표부가 홍콩에 설립한 것으로 알려진 차명회사의 위치를 취재해 기자가 찾아가는 등 생생한 현장감이 돋보였다. 북한 내부 사정과 관련된 뉴스는 사실 확인이 어려운 만큼 오랜 취재기간 동안 최대한 많은 관계자의 전언을 통해 ‘크로스 체크’를 하려 한 기자의 노력이 구체성을 더했다. 북한 권력 핵심의 비자금 관리를 둘러싼 음모가 등장하는 한국 영화 ‘베를린’의 장면들이 속속 떠오르며 흥미진진하게 읽힌 기사였다.

이처럼 중앙SUNDAY가 기존 일간지와 차별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탐사보도다. 최근 언론에 연일 등장하는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 컴퍼니 명단 공개 역시 탐사보도의 결과다. 중앙SUNDAY만의 또 다른 탐사보도를 기대해 본다.

‘로게, 레임덕 가속화’ 역시 세계 스포츠경기단체 연합체인 스포트어코드 연례회의 중 신임 회장 선거가 열리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찾아가 현장감을 담은 분석 기사였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레임덕 현상, 선출이 유력시되는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을 둘러싼 뒷얘기 등을 통해 신임 회장 선출 결과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IOC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내부 힘겨루기나 바흐 부위원장의 당선 가능성이 현재 한국 스포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많은 독자의 눈길을 끌었을지는 의문이다.

‘하안거 들어간 비구니 사찰’은 여성성이 깃든 비구니 사찰의 하안거를 소설가의 필력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남달랐다. 대원사의 대표적인 사찰음식과 은퇴자 프로그램 등 대원사만의 독특한 템플스테이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하면 좋았을 것 같다.

‘비전택시대학 총장 정태성씨’는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보도였다. 승차거부, 불친절, 범죄 등 택시기사와 관련해 좋지 않은 부분이 주로 기사화되는 상황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위해 자비로 대학을 만들고 공부하는 택시기사들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문화재단 이사장 인터뷰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원로와의 대담을 쉽고 간결한 질문을 초반에 배치해 속도감 있게 읽혔다. ‘마음으로 읽는 책, 심서’ ‘인간이 염을 하듯 책도 염을 해야 한다’ 등 주옥 같은 답변들을 이끌어낸 유익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제목으로 뽑힌 ‘북팜시티’에 대한 설명이 구체적이지 않아 아쉬웠다. S매거진이 다룬 ‘콘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 2013’도 만화나 그림책에서나 봤을 법한 클래식카의 사진들이 풍성하게 곁들여지면서 평소 자동차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의 눈마저 즐겁게 해줬다.



유희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문화일보 정치부·사회부·국제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 전업주부로 여섯 살, 세 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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