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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옮긴「이집트」유산|아부·심벨 신전 복원완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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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런던타임즈=본사 독점전재】「아스완·댐」건설공사로 수장될 위기에 놓였던 세계 최대·최고의 신전이 4년반 동안에 걸친 고고학자들의 노력으로 안전한 지대에 옮겨져 지난달22일 이공사에 참여했던 50개국 대표들이 모인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나일」강변「아부·심벨」절벽에 세위졌던 이 신전에는 고대「이집트」왕들의 거대한 좌상과 찬란한 벽화들이 보존되어 있었는데 64년「아스완·댐」건설계획이 시작되자 세계각국의 고고학자들이 몰려들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이 신전의 복원사업을 추진하게 된것이다.
총공사비 4천2백만불이 든 이작업에는 1천7백명의 노동자와 수백명의 전문가들이 동원되었으며 신전전체의 모양을 보존하기 위해 폭발물을 사용하지않고 12만5천평방미터의 주변 암석을 1천35개의 부분으로 떼어내어야 했었다.
그러는 동안「댐」수위가 점차 올라와 신전둘레에 보조「댐」을 쌓는 일까지 해야했다.
이 공사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았던「유네스코」사무국장「르레·마위」씨는 새 신전의 준공식전에서『이처럼 위대한 역사의 유산은 그것이 세워진 장소나 그것이 대표하는 역사에 관계없이 전체인간에게 중요한 뜻을 갖는다』고 말하고 이어 신전 이전공사에 나타난 각국의 협조정신은『세계의 양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신전은 원상태로 정동을 향해 서있다. 아침해가 뜨면 밤새도록 어둠속에서 이순간을 기다리는듯 신전정면에 앉아있던「라무스」2세의 좌상은 처음 창백한 시체와 같은 모습을 드러낸다. 차츰 햇살이 강렬해짐에 따라 그 모습은 마치 조금씩 밀려드는 생명의 물결을 빨아들이둣 홍조를 띠게된다. 3천년을 땅속에서 고이 보존되어 온 인간최대의 예술품이 최장의 신비로움을 풍기는 순간이다.
신전 안벽에 늘어선 부조들도 모두 원모습대로 옮겨졌다. 춤추는 둣한 걸음걸이로 군사를 거느리고 전쟁터로 향하는「라무스」왕의 모습에는 조그만 자국도 나지 않았다. 「이집트」인들은 앞으로 신전안에「에어·컨」을 설치하여 많은 관광객을 모으려 하고있다.
고대「이집트」문화를 보존하려는 고고학자들의 노력은 그러나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직 그「왕」의「필레」신전이 남아있다. 『이집트의 진주』로 알려진 아름다운 섬에 서 있는 이 신전에는「이시스」신에게 봉헌한「톨레미」신전과「로마」황제「토로잔」이 세운 석조건물 이있다.
지난5월「이집트」정부는「유네스코」와함께 이 신전을 부근에 있는「아길키아」섬으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이 공사에는 5백10만「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있는데「이집트」정부가 그 3분의1을, 나머지는「유네스코」가 모금운동을 통해 각출할 계획이다.
이리하여 견줄 데 없이 아름다운「이집트」의 위대한 예술품은 후손의「근대화계획」으로부터 안전히 보호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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