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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부리며「폭행」부인|수갑 채우자"이것만은 봐주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3일 낮 연두색「싱글」로 말쑥히 차린 신씨가 시경에 출두했다.『정감독과는 약간의 의견 충돌로 한번 떼밀었을 뿐』이라면서 두 주먹을 휘들러 보이며『만약 이 주먹으로 그 사람을 쳤다면 그 사람 크게 다쳤을것』라고 호기(?)를 부리며 웃으면서 폭행을 부인했다.
○…하오 8시쯤 최씨는 돌아가고 경찰이『당신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귀뜸해 주자 몹시 초조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밤 11시쯤 부인 김선희 여사(34)와 여배우 전계현양과 형 신재균씨(46)가 서울자 2-9099「크라운」차로 보온병으로「코피」를 끓여다주고『배우협회에서 신상옥씨 등 2백여명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위로하고 경찰관들에게『얌전한 분이니 잘 봐달라』고 당부하기도.
○…14일 상오 1시50분쯤 이익우 판사가 발부한 구속영장을 형사가 제시하고 손에 수갑을 채우려하자 신씨는 두눈을 감고 있다가 벌떡 일어서면서『이것만은 봐주십시오』를 연발, 두 손을 바지주머니에 넣으며『나는 앞으로 영화배우를 할 사람인데 수갑찬 꼴을「팬」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요』라고 10분 가량 사정하다 왼쪽 손에만 수갑을 찼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수갑을 찬 신씨는 눈물을 글썽이며『이럴줄은 몰랐다. 억울하다. 나도 법의 보호를 위해 정감독을 고발하고 적부심도 내겠다』고 말했다. 시경 비상계단으로 내려간 신씨 일행은 서울자 6043호 반「트럭」에 실려 전속으로 달려 2시10분 종로서에 수감됐다. 가족들이 뒤좇아 왔으나 얼굴한번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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