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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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첫 모의평가가 실시된 5일 서울 안국동 풍문여고 3학년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김경빈 기자]

올해 처음 도입되는 선택형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5일 재수생을 포함한 수험생 64만 명이 첫 번째 모의평가를 치렀다. 실제 수능을 출제·채점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실시한 시험이다. 수험생들은 국어·수학·영어 3개 영역(지난해까지의 언어·수리·외국어)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 그리고 이보다 쉬운 A형 중 하나를 골라 시험을 봤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평가는 이번과 9월 두 차례다. 수험생들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영역별로 자기 실력을 판단해 실제 수능에서 어떤 수준을 택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국어·영어 30% A·B 공통=평가원은 이날 모의평가 출제 방향에 대해 “쉬운 수능을 유지하려 했으며 전체 문항 중 70%를 EBS 교재·강의에서 출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준별 시험을 치른 국어·수학·영어 영역에선 출제 범위에서 제시한 과목의 교육과정 수준에 맞추려 했다”고 설명했다. B형과 A형 간에 난이도 차를 뒀다는 뜻이다. 입시기관들은 “대체로 B형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A형은 쉬웠다”고 평가했다.

 이번 모의평가의 최대 관심사는 국어와 영어 영역에서 A, B형 간에 어떤 차이가 있느냐였다. 수학(지난해의 ‘수리’ 영역)은 지난해에도 자연·인문계 수험생의 시험이 구분돼 사실상 수준별 시험이 도입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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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모의평가에서 국어·영어 영역은 약 30%를 공통 문항으로 출제하고 나머지 70% 문항에서 출제 범위와 난이도를 달리했다. 영역별로 국어는 전체 45문항 중 15개 문항, 영어는 전체 45문항 중 17개 문항이 공통으로 실렸다. EBS 연계율도 ▶국어에서 A형 75.6%, B형 71.1% ▶영어에서 A형 73.3%, B형 71.1% 등 A형이 더 높았다. 반면 수학은 전체 30문항 중 5개로 공통 문항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A, B형 간에 EBS 연계율의 차이가 없었다.

 평가원에 따르면 국어는 A형에선 교육과정에서 제시된 기본 지식과 기능에 대한 이해를 묻는 문항이, B형에선 기본 지식과 기능에 대한 탐구·적용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의 비중이 높았다. 영어는 A형에선 실용영어, B형에선 기초 학술영어 중심의 소재와 지문이 활용됐다.

 수학은 종전과 비슷하게 A형은 수학1과 함수의 극한과 연속, 다항함수의 미분법에서 출제됐고 B형은 수학1, 수학2 전체와 적분법, 순열과 조합, 이차곡선 등에서 문제가 출제돼 출제 범위가 넓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 영역은 대체로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국어에선 B형뿐 아니라 A형도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수능에서 국어(지난해 언어) 만점자가 역대 최대로 나올 정도로 쉽게 출제됐던 만큼 평가원이 이번에 어렵게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영어는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분석이 대세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드러난 올해 수능의 또 다른 특징은 국어·영어 영역에서 지난해까지 있었던 1점짜리 문항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들 영역의 문항 수가 종전의 50개에서 45개로 줄어들면서다. 1점짜리 문항이 없어지면 한 문제만 틀려도 최소 2점이 깎이는 만큼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선 국어·영어의 변별력이 예년보다 커지게 된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어려운 B형을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영역별로 국어가 49.6%, 수학이 34.7%였고 영어는 82.3%나 됐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영어 B형 선택 학생 중 상당수가 다음 모의평가나 실제 수능에서 상대적으로 쉬운 A형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사회탐구 영역에선 최근 일본 정치의 우경화 경향과 관련해 일제의 침략전쟁에 대한 지식을 묻는 문항, 층간소음 문제를 경제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유사 사례에 적용하는 문항이 출제됐다.

과학탐구 영역에선 수도관 계량기 동파, 태풍과 토네이도 등 실생활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문제가 눈에 띄었다. 입시 관련 기관들은 6일(이투스청솔), 8일(EBS·대교협·메가스터디·대성학원), 9일(대교협·서울경인지역 대학) 잇따라 모의평가를 분석하는 입시설명회를 연다.

글=성시윤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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