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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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금 같이 괴롭고 외로울 때 위로 편지 한장 받아보는 것이 저희들에게 얼마나 용기를 불어넣어주는지 모릅니다. 언니들, 편지라도 보내주셔요…』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있는 한해지구 학교의 어린이들은 내려쬐는 폭양아래 자신들만이 버려진 외톨같아 무척 외롭다면서 한 귀절이나마 정이깃들인편지를 보내줄것을호소하고있다.
서울 부산등 국내도시학교 및 서독·일본외국학교와 자매결연을맺어편지를 주고받아 즐거움을 나누었던 한해지구어린이들은 가뭄이 들기 시작한 작년부터 소식이 끊어져 요즘은 해님도 도시의 어린이들도 모두자신들을 잊어버렸는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나주군영산면 서면국민학교 임종철교감은 전교생의 90%인 6백10명의 어린이가 재해학생으로 모두가 외롭지만 달래주는 사람이없어 외부로부터의 편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전남도내 8백27개교와 2백68개분교가운데 외국학교등 외부와 자매결연한 학교는 모두54개교. 하지만 가뭄이 시작되면서부터 국내의 자매학교에서도 편지한장 오지 않는다는 것. 한해지구어린이들의 외로운 모습을 보아온 나주군 교육청의 한장학사는『이럴 때 정을주고 받지않으면 무엇 때문에 자매결연을 맺었는지 모를일』이라고 도시어린이들의 외면을 나무랐고 영산포국민학교 6년 김복이양은『언니들의 편지를 받아본지 오래됐다』면서『이럴 때 정을 나누었으면…』하고 외부 어린이들의 따뜻한 정을 그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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