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공예 실험 … 더 다양해진 소통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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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2011년 열린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에서 어린이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는 9월 11일부터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열린다. [사진 비엔날레조직위원회]

7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공장이 세계의 예술인이 참여하는 공예전시장으로 변신한다.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something OLD something NEW)’을 주제로 한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9월 11일부터 10 월 20일까지 40일간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옛 청주연초제조창에서 개최된다. 청주시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3일 D-100일 행사를 열고 비엔날레 윤곽을 발표했다.

 ◆담배공장이 문화 공장으로=옛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11월 경성전매국 청주연초공장으로 문을 연 후 솔 등 내수용 담배를 연간 100억 개비 이상 생산한 국내 최대 담배공장이었다. 15만㎡의 부지와 12만㎡의 대규모 공장건물 속에서 3000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했다. 하지만 산업화에 따라 99년에 담배원료공장을 폐쇄하고 2004년에는 제조공장을 완전 가동 중단하면서 천덕꾸러기가 됐다. 청주시는 2010년 12월 건물 소유주인 KT&G와 매매계약을 하고 이곳에서 2011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해 전시공간으로의 변화에 성공했다.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도 이곳에서 개최된다.

한범덕 청주시장(왼쪽)이 청주대 드니스 라인하트 교수(오른쪽 둘째)에게 청주공예비엔날레 예매 입장권 1호를 전달하고 있다.

 ◆공예의 과거·현재·미래 한눈에=1999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올해 기획전 1· 2, 공예디자인페어, 아트페어, 공예교육프로그램, 시민참여프로젝트 등으로 펼쳐진다.

주제는 공예의 본질인 쓰임(用)을 통해 일상의 삶을 윤택하고 아름답게 꾸며 공예 가치를 회복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과거의 공예와 현재의 공예, 새로운 미래를 가꾸어 갈 창의적인 공예의 진면모를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다.

기획전 1은 이 시대 공예 거장들의 일대기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공예비엔날레 사상 첫 여성 감독인 박남희(42)씨의 기획으로 펼쳐지는 기획전 1은 초대작가의 작품 중심이었던 기존의 전시와 달리 공예 거장들의 연대기적 작품에 담긴 공예의 예술적 가치로 꾸몄다. 우리나라와 일본·중국·덴마크·프랑스 등 10개국 30여 명의 작품 700여 점을 전시한다.

일본의 저명한 공예기획자 가네코 겐지(63·일본 이바라키현 도예미술관장)가 지휘하는 기획전 2(실용 Use)는 전통의 공예가치와 실용미학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 선보인다. 공예의 본질인 쓰임(USE)과 예술적 가치를 융·복합하면서 생활공간을 아름답고 윤택하게 가꾸자는 취지다.

이 기간 세계 60여 개국 공예작가의 등용문이자 공예문화의 창조적 미래를 설계하는 8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도 열린다. 기존 장르와 형식, 기법과 양식을 초월해 전통공예와 현대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모전이다.

 ◆연예인, 유명인사도 참여=배우 하정우의 나무로 만든 테이블 그림, 구혜선의 거울, 유준상의 공예 오브제 등 국내 연예인 20명의 공예품 100여 점을 전시하고 경매에 부친다. 매주 금·토요일에는 직장인·가족단위 관람객들을 위해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한다. 이상봉과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구혜선의 시민 데이트, 세계적인 음악가 연광철의 공연 등도 열린다. 이 기간 비엔날레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참여해 버려진 천 조각을 직접 꿰매 세계 최대 규모의 조각보를 만드는 행사도 마련된다. 조직위원장인 한범덕 청주시장은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공예라는 인류 공통어를 통해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문화감동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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