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 성공 못했다"|서울의 아마추어무전사 「체코」표정수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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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자유를 위해 싸우는 「체코」국민들에게 보내는 한국국민의 성원이 26일 상오2시10분 「아마추어」무전사 박종웅씨(25·서울종로구명륜동4가188의19)가 서독의「아마추어」무전사 「엘마·뮐리」씨의 중계로 「체코」의「아마추어」무전사에게 보내졌다.
격려를받은 이름을 알수없는 「체코」의「아마추어」무전사는 『한국국민의 성원에 감사하다』고 회신, 성원을 확인했다.
지난62년부터 세계 여러나라 「아마추어」무전사와 교신하고있는 박씨는 지난26일 상오2시10분 서독의 「아마추어」무전사 「엘마·뮐리」씨 (콜사인 DJ4OQ)와 교신하고 있던 중 「뮐리」씨가 「체코」의「아마추어」무전사가 나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여기는 「체코」, 전 세계에 알려달라. 우리는 아직 성공하지못했다. 계속 도와 달라』는 목소리가 영어로 들렸다.
그 목소리는 호출부호를 밝히지 않았다.
수신이 끝나자 박씨는 『여기는 한국, 한국에서도 소련의 만행을 규탄하는 국민궐기대회를 열고 소련기를 불태웠다. 「체코」의 자유투쟁이 성공하기를 빈다』고 급히 보냈다.
「뮐리」씨는 박씨의 이말을 「체코」의 무전사에게 전해주고 『위험할 테니 돌아가라』고 말하자 「체코」의「아마추어」무전사는 『성원을 보내준 한국국민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끝으로 잠잠해졌다. 교신시간은 불과3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4년에 재학중인 박씨는 62년11월부터 취미로 집에 무선국(호출부호HMIBK)을 설치, 세계 여러나라의 무선사들과 사귀어왔다.
그는 『우리나라는 공산국가와의 교신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직접 「체코」에 성원을 보내지 못하는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역시 「아마추어」무선사인 김정기씨(27·마포구동교동147의68·호출부호HM9CM) 는 지난23일 상오2시쯤 「스웨덴」의「아마추어」무선사 「닐」씨를 통해「체코」와 소련의 「아마추어」무선사들이 서로 욕설을 하며 싸우고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상태가 나빠 이쪽말을 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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