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진보정당 만들겠다는 것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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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안철수 신당’의 정체성을 놓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이사장으로 지난달 영입된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최근 강연에서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을 ‘안철수 신당’의 모델로 제시한 것이 논란의 촉발이 됐다. 그러자 안 의원과 뜻을 같이했던 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안 의원의 지론에서 보듯 중도와 보수까지 끌어안는 넓은 스펙트럼이 안 의원 지지층의 특징이었기 때문이다.

 반발이 구체화된 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민 사회이론 연구재단(이사장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이 주최하는 세미나에서였다. 지난해 대선에서 안철수 캠프의 국정자문단을 맡았던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안철수 현상을 노동 중심 진보적 신당론으로 발전시키려는 최장집 교수의 발언은 안철수 현상을 편향된 진보 시각으로 몰아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 지지세력은 진보·보수를 모두 공유하기 때문에 노동 중심적 신당은 핵심적 주체인 개혁적 중산층과 중도개혁 계층을 배제시키게 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의 발언에 대한 안 의원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지난달 28일 안 의원은 “정치권과 사회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근로여건이 악화되는 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 지 오래”라며 “이 문제가 중요한 정치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최 교수님의 원래 소신이며,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안 의원은 “진보정당을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며 토의해가면서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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