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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20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잘 살아보세」란 노래가 있다. 지난7월 저녁 전파를타고 이 노래가한창일때 석간신문들은 공무원봉급이 매년30%씩 오르게된다고 전했다. 건국후 20년. 우리들의 생활은 너무도 많은계단을뛰고, 넘어왔다. 연안어업에서 눈을 돌려 원양어업에로의 개척길에나선 북양선단의 비극이있었고, 남지나해를 무대로 참치잡이 선단은「코리아」의 부를 위한 꿈의 결실을 보고있다. 어휙고는 두배로 뛰고, 가축류는 평균 3배나 늘어났다.
전차가 사라져가고 마침내 빛을 잃어 근대화단계의 유물로 보존될것이시간문제로 남기도했다. 엄청난 자동차의 홍수를 불과 3∼4년전만도생각지못했던 일을 우리들은「마이·카」시대의 나팔을 불며 앞장선 자동차업계의 상혼을 어느곳에서나 볼수있게됐다. 한방울의 석유·휘발유도나지않는 우리나라에서 석유류가 건국당시보다 무려 16배의 소비량을 보이고 있음도 알겠다.
해마다 증산되어오던 쌀도 연2년께 허덕이는 호남지방의 가뭄 때문에 멈칫거려졌지만, 쌀을 주식으로 하는우리의 인구는 이북을 빼고도 3천만이 휠씬 넘어섰다. 인구증대에 따른 경찰서·경찰관수도 부쩍 늘어났다. 건국당시만도 없었던「치기배」란용어가 들치기·날치기·소매치기를 뭉친 통일된것으로 나타나고, 이들 치기배들은 올들어 폭력소탕전에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시커먼연기를 내뿜어 철로연변의 가정마다 기적이 들릴때면 초속 1백미터의 솜씨로 빨래를 치우는 일도없어졌다. 「스팀」기관차가 대부분「디젤」기관차로 바뀐탓일까.
그런가하면 무제한송전이 몇년이못가 다시 송전제한을 하는등 아직도 산간·벽지엔「등잔밑이 어두운」실정.
30릿길도 굼벵이 가듯했던 우편제도는「마이크로·웨이브」시대로접어들어 그 신속을 자랑하기 시작하고우체국 수만도 1천l백30개가 더늘었다.
활동사진이란말이 없어지고 영화라는말이 보편화했는가하면, 아무리 몸에해롭다고 의학계가 떠들어도 끽연자수는 더욱늘어 담배소비량은 올들어 3백60억본에달하고. 한때는 그렇게도 위세를 떨치던 무연탄업자들은 땔감전환정책에따른「벙커C」유에 밀려 새로운「마켓」연구에 안간힘을쓰지않을수도 없게됐다.
각종 생산공장은 하루가지나면 새롭게 늘어나고 국민총생산고 외환보유고가 비교가 안될만큼 늘어났다고할때 경제 성장율은 8.4%로 부쩍 높아졌다. 원조와 차관만 받아오던 「개발도상」이란인상이 씻어지려면 아직도 넘어야할 허다한 난판이있고 또 얼마나 이들 지표나 그림이 달라져야겠는가?
우리나라에서 국민소득을 체계적으로 추계하기 시작한것은 57년부터. 해방당시에는 기획처, 재무부사세국, 조선은행등에서 산발적으로 추계, 제각기 엄청나게 차이가나는 결과를 발표해왔다. 예를들어 48년의 국민소득을 기획처는 6천7백6억원, 재무부는 1천2백90억원, 조선은행은 6천2백94억원으로 각각 추계했다. 57년 재무부사세고문단장「제임즈·홀」박사의 권고에 따라 이때부터 한국은행이 국민소득추계를 전담하게된것. 정부는1차5개년계획기간동안8.3%의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제2차5개년계획동안 연평균7%의 GNP성장을 목표로하고있는데 첫해인 67년중 8.9%의 성장을 보였다. 올해목표는 10%로 되어있으나 극심한 한해로 이의달성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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