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국교 3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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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일본과의 국교가 트인지 3년이 되었다. 과거의 욕된관계를 청산하고 진정한 선린우방의 입장에서 세계평화에공헌할것을 약속했었다. 그러나 그동안의 두나라교류를 보면 경제협력이라는데만 치중해서 통속적인 부(부)를 제일의로 삼는 듯한 느낌이다.
경제적인 실리는 윤리적인 가치관을 혼탁게하는 경우가많다는 것은 동서의 역사가 말해줄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에서도 흔히 체험한다.
한국과 일본 두나라에는 경제적인 협력이 필요하지만 정치적으로 지리적으로 공동의 운명에 묶여 있다는 사실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할것 같다.
국가적 이념이 젖혀진채 양국의 일부국민이 실리주의에만 빠진다면 그것은 결코 국교정상화 정신에 부합되는 현상이라 할수없다.
일본과의 교류가 활기를 띠면서 문화적인 접촉도 그폭이 넓혀졌다. 한편에서는 무비판적인 모방이 성행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맹목적인 배척도한다. 3년이 되도록 정돈되지 못한 이 두 갈래의 쌍곡선은 서서히 정돈될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든다.
그러기위해서는 시야를 넓게잡는 두나라의 정수층(정수층)이 눈앞의「실리」가아닌 깊은대화를 많이갖는것이 어떨까하는 생각도 든다.
당면한 이해를 전혀 무시할수는 없겠지만 근시안적인 이익관계만으로 묶어진다면 그유대는 그만큼 파탄의 위협을 지니게될 것이다. 바다를건너 왕래하는 두나라의 국민, 그리고 두나라의사상, 문화의 교류와 정치, 경제거래가 장사속이상의차원으로높여졌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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