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불패’ 판교·위례 … 이번엔 중대형 아파트 큰 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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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분양되는 마지막 아파트인 알파리움 주상복합 견본주택을 2일 방문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사진 알파돔시티자산관리]

서울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는 판교·위례신도시에서 중대형 고급 아파트의 분양 큰 장이 선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신도시 안에서도 좋은 입지 조건에서 나오는 단지들인 데다 4·1 부동산대책으로 청약 자격이 완화돼 큰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개발이 끝나가는 판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옆에 들어서고 위례는 서울 송파구와 하남·성남시에 걸쳐 조성되고 있다. 이들 신도시는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블루칩’으로 꼽혀 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로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의 인기가 떨어졌지만 이들 지역 중대형 청약경쟁률은 높았다. 지난달 22일 현대엠코가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단지는 순위 내에서 평균 1.6 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마감됐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전문위원은 “중대형 분양이 줄어든 가운데 나온 인기 지역 물량이어서 그동안 적체돼 있던 중대형 수요가 몰렸다”고 말했다.

 2일 조인스랜드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판교·위례신도시에서 분양될 중대형 아파트는 6000여 가구다. 판교신도시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 구성된 알파돔시티자산관리가 분양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알파리움’이 3일 청약 접수에 들어간다. 판교에서 분양되는 마지막 아파트다. 신분당선 판교역 역세권에 쇼핑시설 등과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다. 자금 사정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분양이 늦어졌다.

 위례신도시는 대형 건설업체들의 ‘분양 배틀장’이라 할 만하다.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주택시장에서 내로라하는 브랜드를 가진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인기 지역이어서 중대형임에도 분양성이 좋을 것으로 보고 대형 업체들이 적극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연말까지 8개 단지가 릴레이로 나올 예정으로 업체들 간 자존심을 건 분양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판교·위례 물량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 판교 알파리움 분양가가 3.3㎡당 평균 1900만원가량으로 판교에 이미 들어서 있는 주변 중대형보다 3.3㎡당 500만원 정도 싸다. 위례 역시 주변 시세보다 3.3㎡당 400만원 정도 저렴한 3.3㎡당 평균 1700만원 선이다. 위례 C1-2·3블록 시행사인 네오벨류의 최희준 이사는 “땅값이 싼 단지는 분양가를 더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계약금 분납과 중도금 이자 후불제 등의 분양 조건을 감안하면 체감 분양가는 더 내려가게 된다.

 하지만 판교·위례 중대형은 4·1 대책의 양도세 5년 면제 혜택을 보기 힘들다. 일부 저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가구가 분양가 6억원을 넘기 때문이다.

 중대형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지역·주택형별 예치금에 맞는 청약예금·종합저축 통장이 있어야 한다.

 중소형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 통장은 예치금을 늘려 중대형에 청약할 수 있지만 증액하면 3개월 뒤 청약 자격이 생기므로 미리 준비해야 한다.

 중대형 청약가점제가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되면서 판교와 위례 청약 자격이 차이 난다. 판교 알파리움은 그 이전에 분양 승인을 받아 당첨자의 절반을 청약가점제로 뽑는다. 이 때문에 무주택 기간이 길고 부양가족이 많은 신청자가 유리하다.

 위례신도시 단지들은 주택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한다. 집을 넓히려는 갈아타기 수요자들의 청약이 많을 것 같다.

 여러 단지가 나오는 위례신도시에선 각 단지의 행정구역에 따라 당첨자 선정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 둬야 한다. 서울 송파구에 속하는 단지는 서울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50%를, 경기도 성남과 하남의 단지는 각각 해당 지역에 30%를 우선 배정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가격경쟁력을 갖췄더라도 중대형 집값 전망이 중소형에 비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실수요 차원에서 분양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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