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9) 「님」자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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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네 사회에선 관직자(관직자)이거나 개인업체의 종사자거나 간에「장」자가 붙는 이에
게「님」자까지 붙여부르는 습성이 있다. 이르자면 사장님, 국장님, X선생님 따위 말이다. 비근한 예로「도노=전」니「사마=양」「각하」등 요란하게 존칭을 가려쓰던 일본의 경우도
성(성)만을 부를때는「상」(「씨」정도의 존칭이 될까싶다)으로 통일하고 관명이나 직함을 부를때는 그대로 사장, 부장, 과장하고 아랫사람이 웃사람을 마구잡이 부르는것을 본다.
그중에도 고루하기로 이름난 농림성서 젊은 말단공무원이 백발이 성성한 60난 국장을 그렇게 불렀고 또 협동조합운동의 선구자로 알려진 80난 회장을 갓대학을 나온 잡지사 평사원이 그렇게 불렀다. 그청년을 붙들어 『너희네는 언제부터 그렇게 됐니?』하고 물었더니『뭘, 직명자체가 존칭인걸요. 그깐게 문젠가요. 하고많은 일본의 신(신)들은 패전막바지 명치신궁에 소이탄이 명중했을때 모두 타 죽어버린걸. 천황도 자청「인간선언」을 하고 나섰고….』우수리까지 달았다. 피존칭자측은 어떤가. 『천만에요, 서운하긴. 젊은이와의기상통하고 있다고느낄때 기분이 싱싱해져요. 소외된 권위자보다 낫지않구…. 』국회의원은 국민으로부터 학생불리듯. ××군으로 통칭돼도 불경(불경)운운하는 소리는 없었다.
우리네는 우리고유의 미풍(미풍)이란 이름아래 행해진 그많은 인간계약이 어제까지의 낙후와 수모를 안겨주었음을 알아야한다. 응석을 부리는동안 주체는없었고 아첨속에 안주(안주)한자는 부패했다. 「님」자까지 붙이는건 아첨의 냄새뿐 아니라 거추장스럽고 간지러움마저 느낀다. 『아 이 사람아, 「님」자 좀빼고 불러보게. 당당한 긍지를갖고 「사장!」하고 힘있게 부르고 나면 자넨 어깨가 으쓱해 생각해온 「이이디어」가 술술 터져나올게고 나역시 머리속이 싱싱하게 뚫릴게 아닌가』하는 멋장이「장」자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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