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한' 33세 현대 강성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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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은 전신인 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자동차 시절부터 한국배구의 얼굴이었다. 지금은 해체된 고려증권과 늘 우승을 다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숨을 죽이더니 삼성화재에 자리를 내줬다.

1993년에 처음 현대 유니폼을 입은 레프트 강성형(33.사진)은 11년간 팀의 전성기와 몰락기를 지켜봤다.

강성형 입단 당시 현대는 하종화.양진웅.마낙길.박종찬.윤종일.제희경이 버틴 '스타군단'이었다. 이듬해에는 임도헌.진창욱까지 가세, 전성기를 달렸다.

하지만 어느덧 후배들까지 떠나보내고 혼자 남았다.

지난달 26일 상무와의 1차 대회 최종전에 나선 송만덕 감독과 선수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0-3으로 지면 2차 대회 진출이 좌절되는 절박한 상황. 20여분간 접전 끝에 25-18로 첫세트를 따내자 송감독의 두팔이 올라갔다.

이날 승리의 1등 공신은 이론의 여지 없이 강성형이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15점)뿐 아니라 리베로 이호와 똑같이 30개의 서브를 받았다. 성공률은 오히려 이호를 앞섰다.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강성형. 그의 마지막 투혼에 현대캐피탈이 살아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6일 센터 방신봉.레프트 백승헌.세터 권영민 등 주전 세명이 빠진 상황에서 상무를 3-1로 넉아웃시켰다. 강성형은 또다시 양팀 최다득점(17점)을 올렸고, 이호보다 14개 더 많은 40개의 서브리시브를 했다.

늘 사람좋은 얼굴의 강성형은 요즘 유난히 이를 악문다. 자신의 마지막 소망인 '은퇴 전 우승'을 한번 이루기 위해서다.

천안=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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