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새「입학전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새진학제도는 이른바일류중학을 없앴으나 경기 서울 경복등 14개고교를 우선일류고교로도장을찍어놓았다.
문교부당국자도이번개혁을『중학입시경쟁을 고교로 3년간연장하는것』이라고 규정지었지만 여러가지 문젯점들이 중학3년의 과징에도사리고있다.
학교군·중학무시험추첨제란 이웃일본의 제도를 상당히 본뜬것으로고교진학경쟁은 일본못지않은 결전의 터가된다.
일류고교에 못들어가면 일류대학에 못가고, 일류대학을 안나오면 출세못한다는 출세「코스」에의 집념은 고교의 문턱에서 처음이자 가장 치열한 불꽃을 튀기게 될것으로보인다.
서울의경우, 경기등 5개고교는 3년내에 학생정원이 현재의 2배로늘어나며 14개고교의69학년도 1학년 신입학생수만도 현재(7천여명)보다4천2백여명이 더많은 1만1천3백여명으로늘어난다.
이는 얼핏생각하면 고교진학의 문이 넓어진듯하지만 내년부터 이증원 수보다 훨씬더많은고교 진학생이 관제일류고교에 쏠릴것으로 보여 그야 말로장래를건필사적싸움이될것이라는예상이다. 그같이 되는까닭은 서울과지방에있는 30여개 일류고교수험생의 작년도서울대학교합격율에서 찾아볼수있다.
지난해 서울대의 모집정원 2천6백45명중절반이 넘는 1천4백여명이 이른바 일류고교출신이무더기로 차지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일류고교출신자의 수가 2배정도로 늘어나 이비율이 70%까지 올라갈것이라고 서울대당국자는내다본다.
특히 69학년도의 서울일류고교 입학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72학년도에는 자기들끼리만도1·5대1의 경쟁(서울대·고대·연세대·이화여대입학정원=7천3백55명)이될 것이라는 계산이나온다.
여기다가 72학년도 이후에 있을 지방일류고교출신과의 경쟁까지합치면 일류대학의 문은 가히 바늘구멍. 그러니까 우선일류고교에 들어가고 볼일이다.
일류대에 시험을치렀다가못들어가면몇번이라도재수하는 현상이 빚어지기마련이며, 이런면에서 사설학관이 판을 칠것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요인은 정규중학 학교군에서도 노현될것으로 보고있다. 가령성적이 우수한 A학생이추첨에 따라 종래 3차까지 모집하던 3류중학교에 입학했다고 하면 그학부형은 입시준비를위한 학관입학을 권할지도모른다. 정부가 시설평준화를서둔데야 요원한일.
더구나 2·3류대학법과를 나와 영어를 가르치거나 물리과를 나와수학을 가르치는등 무자격교사가 수두룩한 곳에서는 두말할 나위가없다. 「교사의질 평준화」도국·공립학교간의얘기지, 사립학교에는 전혀 통하지않는다. 문교부가 사학재단측에 무자격교사의 정리를 명령한댔자 막상 유능한 유자격 교사를구하기란그리쉬운일이아니다.
이웃 일본의경우는 이러한 모순을 제거할 길이없어 학교군속에 아예 사립학교는 포함도 시키지 못하고있는 것이다.
추첨결과 시설과 교원의 질이 비교적 좋다는학교에 뽑힌 학생도 이와 유사한 시련을 겪어
야한다.
교사가 성적수준의 차이가많은 학생들을 가르칠경우 대개는 중간수준의 학생을 상대하기마련. 이것이 미흡하다고 생각되는 우수학생은 학관을 찾아 과목별로 입시교육을 서두를 가능성이없지않으며 학교에 따라서는 이들 일부 우수학생을 상대로 학관식 입시교육을 실시할염려도있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