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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주먹」|오나가나 골칫거리 폭력소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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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동경=조동오 특파원)한국에서도 폭력배가 큰 골칫거리지만 폭력소탕은 일본에서도 경찰의 숙제가 되고있다. 「밤의 제왕」은 좀처럼 없어지지않는다. 이들의 생리는 한국의 그것과 같아서 풍기문란한 여관·「스낵·바」「카바레」흥행업·토건업·부두하역업등에 기생하고 일부는 정계·경제계에서도 판을치고있다. 동경경찰청은 과학경찰연구소와 합동으로 최근 폭력단의 실태를 과학적으로 조사,「폭력백서」를 만들었다.
내년4월에나올 이백서는 폭력단분포·단원의경력·가입동기·「주먹」들의 가치관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일본의「카포네」들은 인구증가와 산업경제의 발전과함께 그뿌리가 굵어져가고있다.
이조사는 전국5백61개도시가운데 58개도시에 지반을가진 3백38개단체, 폭력단의 간부부터 올챙이에이르는 7백59명을 대장으로 작년11월부터 지난5월까지 진행됐는데 이같은 대규모조사는 일본에서 처음이다.

<단체만 3천7백|14만2천명 득실>
경찰조사에 나타난 일본의 폭력단은 도박단, 폭력청부업자 등 3천7백51개 단체에 14만2천2백60명. 조사대상이된 5백61개도시중 폭력단이 없는 도시는 83개시뿐. 인구 10만이상의도시엔 폭력단이 있고 동경·대판은 인구1만명에 20명꼴이다.
교통중심지인 입천·덕도·열해, 공업도시인 삼도·부사·삼조 등은 동경과같은폭력인구를 갖고있다.
조직폭력단의 단속은 그야말로 피와 땀이 흐르는 격렬한 투쟁이다.
일본폭력단역사상 최대최강의 폭력단 산구조(조장 전강일웅) 의「케이스」가 증명해주고 있다.
산구조는 4백24개단체에 조원만 9천명이란 대세력이다.
북은 북해도에서, 남은 녹아도에 이르는 전국적인관할구역을 가진「매머드」폭력단이다.
「일본의 카포네」「밤의 총리」로 불리는「보스」전강일웅은 전전파이다.
전후에 산구조 3대 조장자리에 앉은 다음부터 서신호를 중심으로 암시장·환락가에서 주먹으로 명성(?)을 떨치고 차츰 경륜·「빠찡꼬」에서 자금원을찾아 50년∼56년까지 폭력단 서해조·송패조·오도조등과 총기까지 동원한 혈전을벌여 차츰 세력을 확대했다.

<최대규모 산구조|연이익금 10억원>
산구조가 손아귀에 넣은 사업은 연간10억원의 이익을 내는 항만운송을 중심으로 흥행토건업등 수10억의 풍부한 자금원을 맡고 있다. 전쟁전의 동지였던 강정의(항만하역업 삼우기업사장)를 참모장으로, 행동대장엔 물불을 가리지않는 지도행웅이, 두사람외에 원로주먹5명등「7인중」(최고간부회의)이 있어 천하를 호령했다.
3년전 일본에서 폭력추방의 전국적인「캠페인」이 벌어졌을때 신호의「오리엔틀·호텔」 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전강은 단체해산용의를 묻는 기자들에게『조금도 그런 의사가없다. 우리가 나쁜짓을 했다면 언제나 영장을가지고 오면 저항치않을것이다』라고 수사당국에 도전하는 발언까지 할 정도였다.

<기관총으로 무장|“건드리면 피바다”>
경기관총까지 가지고 총기면허가 필요없는 이들은『우리를 건드리지 말라! 우리를 건드리면 신호는 피의 바다가 될 것이다』그래서경찰은 손을대지못한다.
그러나「일본의 카포네」도 탈세사건, 사소한 공갈사건에서 꼬리를 잡혀 재작년6월 참모장 강정의가 체포됐고 경찰이 1백34명의 수사요원을 동원, 산구조산하폭력사건수사본부를 설치, 깡그리 소탕하기에 이르렀다.

<부모없는 가정은 폭력예비군 온상>
경시청의 폭력단 7백59명을 상대로한 성분조사에의하면 연령은 20∼24세가2백16명으로 「톱」, 그 뒤는「피라밋」형으로 올라가 50세이상도 15명이나 있다.
학력은 소·중졸이 4백91명으로 제일많고 폭력단에 가입할 때 양친전부 또는하나가 없었던 사람이 43%, 가출경험자 42%, 가입동기는「의리를 찾는 사회에동경했다」가 27·2%,「보기좋았다」가 26·4%, 「향락할수있기때문」이 20·2%등이지만「손을 떼겠다」는 사람이 반이상이다. 경시청이 지적하듯 일본의 폭력단은 산업경제발전에 따라「고도성장」하고 부모없는 가정·학교·사업장의 지도부족으로 폭력예비군을 양성하고 일부 풍속영업업자들도폭력을 기르고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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