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웨딩홀 고용 조폭에 맞았다" … 웨딩홀 "가해자 우리와 관계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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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아산역사 내 폭행 영상. [사진 유튜브 캡쳐]

사용승인을 받지 않은 채 예식을 진행해 물의를 빚었던 (본지 4월 19일자 2면 참조) KTX천안아산역사 내 AM웨딩홀이 이번에는 폭행사건에 휘말렸다. KTX천안아산역사 통로에서 조직폭력배에게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A씨가 폭행을 당하는 모습이 CCTV영상에 찍힌것. 특히 지난 10일 A씨의 폭행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재되면서 조회수가 6000여 건을 넘고 있다. 또 네티즌들의 댓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면서 폭행사건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레몬테라스’에는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대낮에 어떻게 폭행이 발생했는지 어이가 없다(아이디 calm)’ ‘꼭 신고하시고 힘내시길 바란다’ 등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1분43초 분량의 이 동영상은 ‘아산 조폭 일반인 폭행 피해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0일 유튜브에 최초 게재됐으며 천안아산역에서 아산역으로 이어지는 통로인 AM웨딩홀 입구 CCTV에 촬영된 영상이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는 “AM웨딩홀의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H업체의 현장소장으로 일하던 중 웨딩홀 측이 고용한 천안 S파 조직원 B씨로부터 공사를 포기하라는 내용으로 수 차례 협박을 받았고, 8일에는 사람들이 오가는 역사 통로에서 업체관계자 L씨 등이 지켜 보는 가운데 머리로 안면을 가격당하는 등 폭행을 당해 공사현장의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등장한 웨딩업체 관계자 L씨는 “폭행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폭력교사는 전혀 아니다. B씨는 전임 대표 D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일 뿐 웨딩업체 관계자가 아니다. B씨는 A씨가 자신의 전화를 안받는 등 화가나 A씨를 때린 것 같다. 속히 공사가 정상화돼 더 이상 시민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웨딩업체 대표 K씨는 “사건 당일 서울에 있었고 나중에 동영상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B씨는 잘 모르는 사람이고 업체와 직접적인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10분49초짜리 CCTV 원본 동영상에는 당시 서울에 있었다고 주장하는 K씨가 두 번이나 등장해 진실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A씨는 지난 9일 B씨를 폭력혐의로, A씨의 고용인인 H업체 대표 C씨는 21일 웨딩업체 대표 K씨를 각각 상해 등의 교사혐의로 아산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M웨딩홀은 철도시설관리공단의 임대사업체로 철도시설관리공단이 KTX천안아산역사 내 빈 공간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2011년 11월 아산시로부터 건축 허가를 승인 받은 뒤 공사를 맡아 진행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6일 공사를 완료하지 않고 사용승인도 받지 않은 채 무리하게 예식을 진행해 아산시로부터 고발조치와 공사중단명령을 받은바 있다.

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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