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이 비밀구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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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국증권거래소의 경제깡패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시경 폭력계는 8일 상오 김동진(투자인협회회장)명의로 모은행에 맡긴 5천여만원의 예금통장을 압수하고 김과 김영근씨가 이밖에도 참모 장윤태(구속 중)를 통해 시중 각 은행에 비밀구좌를 터 은밀히 예금한 돈이 많다는 것을 탐지, 각 시중은행에 이들이 쓴 이름과 예금액을 조사 통보해달라고 협조를 의뢰했다.
경찰은 7일 밤 압수한 증권거래소경리장부수사에서 거래소가 매월 투자인 협회에 5만원씩 보조금을 주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수사반은 거래소이사장실 김영근씨의 「캐비닛」에서 재무부장관에게 김동진을 추천하는 김영근씨명의의 추천장 「원·사보」, 그리고 24개 국영기업체장과 시중은행장에게 보낸 증권계정화에 관한 「팜플릿」도 압수, 김영근씨가 투자인 협회를 배후 조종한 확증을 잡았다.
경찰은 이날 압수한 이 서류에서 ①김이사장이 지난1월18일자 『한국 증권투자인 협회는 증권투자자의 친목과 권익을 옹호하는 건전한 단체』라고 전제, 법인체로 인정해줄 것을 요망하는 대용이 씌어져있었으며 ② 「주주총회정화의건」에서는 『지금까지 총회꾼들의 난동과 병폐를 막기 위해 미국식하청업체와 일본의 주식 대행업무취급기관제도를 혼합해서 한국증권투자인 협회를 조직, 합법적으로 양성화시키겠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이 부분은 김동진이 구속되자 모두 먹으로 지워진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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