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153' 볼펜 36억 자루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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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 최초의 유성볼펜인 ‘모나미 153’(사진)이 나온 지 50년 됐다.

 1963년 5월 출시된 모나미153 볼펜은 지금까지 36억 자루가 팔렸다. 줄지어 세우면 지구를 12바퀴 돌고도 남는다. 모나미의 전신인 광신화학공업 창업자인 송삼석 회장이 국제산업박람회에서 우연히 일본 문구업체 직원이 사용하는 볼펜을 보고서 ‘잉크병과 펜촉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는 펜’의 개발을 결심했다.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1년 만에 볼펜을 개발했지만 잉크가 새어나와 와이셔츠 세탁비를 물어주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153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 있다. 15원 가격의, 모나미가 세 번째로 내놓은 제품이라는 의미가 가장 일반적이다. 15원은 당시 신문 한 부 가격 또는 서울 시내버스 요금에 맞춘 것이다. 성경 요한복음의 ‘베드로가 예수님의 지시대로 그물을 던졌더니 물고기 153마리가 잡혔다’는 구절처럼 정도 경영을 하겠다는 의미도 있다. 또 1·5·3을 더하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9가 된다.

 모나미153은 단순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육각형의 몸체, 원추 모양의 앞머리, 딸깍 손잡이, 스프링, 잉크 심 등 5개 부품만으로 구성됐다. 모나미153은 첫 출시 때 디자인을 50년째 고수하고 있다. 2011년에야 뚜껑이 달린 제품 ‘153스틱’을 추가로 내놨다. 최근에는 형광연두·핑크 등의 색상으로 여성과 젊은 고객을 겨냥한 ‘153스틱 비비드’를 출시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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