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궁색한 바구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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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창 모내기철에 오래 계속되는 가뭄이다. 저수지마다 바닥이 드러나는 판이라 바구니 속이 궁색할 밖에. 볕은 뜨겁고 수초마저 없어 고기들은 물밑 깊이에 숨어 들어간 것이다.
규모가 방대하기로 알려진 예당 고삼 운암 등 큰 저수지도 보기에 딱할 정도로 물이 줄었다. 하물며 졸망졸망한 저수지랴.
낚시꾼들은 농민 못지 않게 안타까워하며 기우제를 지내고 낚시를 시작하자는 말까지 나왔다.
『금주 안으로 비가 안으면 낚시도 못하겠다』 물이 아주 줄어버린 초평저수지에서는 수문가로 총총히 몰려 앉아 누구의 찌인지 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너무 혼잡을 이뤘다.
그런대로 재미를 본 곳은 초평 산척 장안 보통리였다. 초평에서 「영도」화원이 월척8수, 「서울」에서 1수를 올렸고 장안에서는 「청량」의 김경복씨가 1수를 올렸다.
보통리와 산척에서는 개인별 밤낚시로 월척을 포함, 크게 재미를 봤다. 저수지의 바닥이 드러남에 따라 강화도내가 저수지의 부락민들은 어족보호를 위해 그물은 물론 낚시도 못하게 하고있다.
또 보통리저수지의 김덕성씨는 주낚과 그물은 못 치게 하고 수일 내 비가 안 오면 낚시도 절대로 못 하게 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낚시가 수확에만 급급한다면 도락이 아니다. 날이 가물고 어족이 큰 위협을 받을 때 어족을 보호하는 일은 역시 중요하다. 당지주민의 호소가 있기 전에 참다운 낚시회와 그 회원들이라면 응당 공동의 보호책을 제기했음 직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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