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사회의 일꾼으로|민간단체 지도자 「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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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여성단체와 청소년단체를 비롯한 전국의 민간단체들이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는 민간단체지도자전국 「세미나」가 지난 24·25이틀동안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열렸다.
월간 여원사와 주한미국공보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세미나」 에는 내한중인 미국의 「여성유권자연맹」전국 이사「도로시·보인」 여사가 주제강연을 했고 전국16개 민간단체대표 29명과 각대학 「클럽」 대표 12명이 본과토의에 참석했다.
그 동안의 활동체험을 서로 나누며 자기비판을 바탕으로 새로운 방법을 토의한 「세미나」에서 지적된 민간단체 활동의 결점은, 단체간의 협력부족과 활동의 촛점이 기본적인 원인조사보다 나타난 문제를 구호하는 방식을 취했고 구체적인 것보다 추상적인 것, 작은 것보다 큰 것만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단체의 활동이 회원을 위한 친목단체와 사교단체의 인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역사회나 일반을 위해 크게 효과를 거둘 수 없었던 요인은 단체의 지도자나 회원들이 한계단위에 서서 일반을 계몽지도하는 태도를 취한 것임을 반성하기도 했다.
다음은 「보인」 여사가 주제강연에서 소개한 미국의 민간단체중 가장 성공을 거둔 단체인「여성유권자연맹의 구체적인 활동내용이다.

70년의 역사와 50개주에 1백50개의 지부를 가지고 17만5천여명의 회원을 가진「여성유권자연맹」은 바른 투표권의 행사를 위한 계몽활동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조사연구해서 행정부에 건의, 개선토록 하고있다.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의표어는 「내고장을알자」 . 예를들어 그지역 학교운영을 알고싶으면 교육감을 만나서 기본시책을 듣고 교장과 교사와 학생들을 만나 실정을 듣는다. 직접 학교에 나가 교사가 몇 명이고 학생이 몇명이며 한교실에 몇명을 수용하고 학교간호원과 학교운영비등을 조사한다.
기초조사가 끝나면 분석하는 첫모임을 갖고 회원의 힘으로 풀 수 없는 문제는 전문가를 초청, 비판끝에 시정해야 할점을 찾아내어 행정부에 건의할 것은 건의하고 그 지역의 유지나 시민의 힘으로 개선할것은 개선한다.
이런식으로 정당과 행정부가 하는 일을 조사하고 경찰서·소방서·공원과 교회·상수도·하수도·보건위생 심지어는 쓰레기 치는 일까지 어떻게 돌아가고있는가를 수시로 조사해서 신문에 게재하기도 하고 「라디오」 와 TV를 통해서 그 지역의 시민에게 알림으로써 자기가 처해있는 고장이 어떤형편이라는 것을 알게하고 개선할 점을 찾도록 한다. 이런것은 행정부나 그지역의 유지들이 미처 알 수 없었던 일을 알게 하고 시정할 점을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행정부와 시민은 「여성유권자 연맹」 활동에 적극협력하고 신뢰한다.
만일 시에서 10년도시계획을 발표하면 그 계획을 조사분석한다. 우선 시에서 만든 자료를 알고 다른 지역사회에서 같은 계획이 성공했는가 알아본다. 그래서 그10년 계획을 지지해야 할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한다. 만일 회원중에 찬·반이 비등하면 신문에 재료를 발표해서 여론을 묻고 다른단체의 의견을 듣고 학자와 역사학회에 의뢰하기도 하며 공개토론회를 갖는다. 어떤 의미로 「여성유권자연맹」 이 찬성하지않는 점은 시장이 실천에 옮길 수 없을정도로 정확하고 객관적인 조사로 국고낭비나 시민이 불편한 도시의 변천이 없도록 한다.
이러한 활동은 보수없는 여성들의 자원봉사로써 이루어지고 그 밖의 운영자금은 순수한 민간인에게서 기부를 받는다. 그리고 전체예산의 10분의1이상의 기부는 한사람에게서 받지않는다. 그 단체를 자기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몇십년을 정기적으로 해마다 기부하던 사람이라도 일단 관직을 비롯한 공직에 들어가면 그 사람에게서 기부를 받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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