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2㎝ 북한에 밀리는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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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게 남북의 차이는 2㎝

인민일보는 중국공산당 기관지다. 모든 기사의 위치와 크기에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있다. 여기 두 장의 인민일보 1면이 있다. 하나는 5월25일자 또 다른 하나는 1월24일자다. 같은 위치에 두 개의 기사가 실렸다. 5월24일자 “시진핑 김정은 특사 최용해 회견” 기사는 17.7*16.5㎝의 크기로 기사는 478자다. 사진은 12.5*10㎝로 실렸다. 1월24일자 “시진핑 한국 차기 대통령 특사 회견” 기사는 17.7*15㎝에 11*8㎝ 크기의 사진이 512자 기사와 함께 실렸다. 김무성 특사의 얼굴보다 최용해 특사의 얼굴이 더 노출됐다. 시진핑 총서기는 박근혜 당선인의 친서는 들고, 악수하는 손은 굽혀서 사진을 찍었다. 반면 김정은의 친서는 들지 않았고 최용해와 악수하는 손은 뻗쳐 있다. 얼굴 표정에는 큰 차이를 발견하기 힘들다. 중요한 것은 사진의 크기다. 가로 1.5 세로 2㎝ 북한 특사의 사진이 더 크다. 전체 기사도 북한 쪽이 세로 1.5㎝ 더 길다.
중국은 북한을 한국보다 1.5에서 2㎝ 만큼 중요시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내용을 보자.
먼저 최용해 특사 기사다.

중공중앙총서기, 국가주석 시진핑은 24일 오후 인민대회당에서 조선노동당 제1서기 김정은 특사, 조선노동당 중앙정치국상무위원을 회견했다. 최용해는 김정은 제1비서가 시진핑 총서기에게 친필서신을 전달했다.
시진핑은 중조우호는 양국과 양국인민의 공동이익에 부합한다고 표시했다. 중국당과 정부는 조선측과 함께 공동으로 노력하고 양국관계의 장기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기를 원한다.
시진핑은 조선반도 비핵화와 지속적인 평화 안정은 여러 사람이 바라고 지지하는 것이며 대세의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입장은 아주 확실하다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건 관련된 각 방은 모두 응당 굳건하게 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해야하고 반도의 평화 안정 유지를 견지해야 하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견지해야 한다. 중국은 관련 각 방이 냉정과 자제를 지켜 정세 안정을 추동하고 6자회담 진행과정을 재개하여 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와 동북아의 지속적인 안정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하기를 희망한다.
최용해는 북한은 북중 전통 우의를 매우 소중히 여기며, 중국과 함께 고층 교류와 깊은 소통을 강화하며, 끊임없이 조중 우호관계를 공고히하고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표시했다. 최용해는 북한은 진심으로 경제발전, 민생개선과 평화로운 외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관련 각 방이 공동으로 노력하여 6자회담 등 여러 형식의 대화 협상을 통해 적절하게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를 원하며, 북한은 이를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강구할 것이다.
국무위원 양제츠, 전국 정협 부주석, 중앙대외연락부장 왕자루이가 회견에 참가했다.

다음은 김무성 특사 회견 기사다.

중국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은 23일 인민대회당에서 한국 차기 대통령 박근혜 특사 김무성을 회견했다.
김무성은 박근혜가 중국 영도인에게 전하는 안부를 전하고 박근혜의 친필 서신을 시진핑에게 전했다. 박근혜는 친서에서 중국은 한국의 중요 이웃이며 전략적 협력 동반자라고 말했다. 우리는 한중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중국측과 상호 신뢰를 심화시키고, 각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전략적 협력 동반관계를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며, 공동으로 한반도 안정 및 동북아 평화 번영을 위해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진핑은 김무성에게 박근혜와 한국 인민에게 안부와 축복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진핑은 중한 양국 교류는 깊고 두터운 역사적 연원을 갖고 있다고 표시했다. 수교 20년 동안 양국 관계는 빠른 발전과 풍부한 성과를 거뒀다. 중한 관계는 지금 새로운 역사적 출발점에 서있으며 새로운 중요한 계기를 맞았다. 중국 측은 한국과 중한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박근혜 차기 대통령이 제안한 중한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심화를 적극적으로 바라며 높이 평가한다. 한국 측과 함께 기회를 잡아, 이전 사람의 사업을 계승하여 앞길을 개척하며, 기세를 몰아 한층 발전시키며 고위층 교류를 지속하고 정치·경제·인문 등 영역의 교류와 합작을 강화하고 공동으로 중한 관계의 새로운 더욱 큰 발전을 공동으로 추동하기를 희망한다.
시진핑은 조선반도 평화 안정 유지는 중한 양국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는 지엽적인 것과 근본적인 것을 함께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 방의 관심을 균형적으로 해결하고 반도 비핵화와 장기 안정 실현, 6자회담을 빠른 시일 안에 재개하기를 희망한다. 중국은 한반도가 최종적으로 자주 평화 통일을 실현하기를 지지하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작용을 발휘하길 원한다.
외교부장 양제츠, 중국주한국대사 장신썬이 회견에 참가했다.

기사 자체로만 보아서는 남북 한 쪽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기 힘들다. 중국의 매번 해왔던 레토릭의 반복에 가깝다.
한국은 시진핑의 중국에 아직은 2㎝만큼 북한에 밀린다.
섣부르게 중국의 대북 정책이 바뀌고 있다며 김칫국 마시기에는 이른 것이 사실이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차장 xiao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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