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정치와 암살|김동환<국회의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권력이란 시계의 「추」라고 말한 어느 학자의 말을 기억한다. 그 뜻은 권력이 이전한다는 것이며 그 시계의 추는 평화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라고 본다.
어제 미국에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의 후보지명을 받기 위한 막바지에 이른 예비선거 중 「로버트·케네디」후보가 저격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치인으로서 가슴이 서늘해진다.
최근 몇 햇동안 미국에서는 연달아 일어나는 암살 또는 그것을 목적으로 하는 저격을 볼때 해방직후 혼란했었던 우리나라에서의 경험에서나 다른 나라들의 정치사를 보고 그런 흉사는 후진국가에서나 흔히 일어난다는 것이 상식이었으냐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의심하고 싶은 심정도 든다.
자유·인권·개방을 밑거름으로 하는 미국에서도 민주주의의 실천함에 있어서는 아직도 성취하기에 댓가가 요구되며 또 어려운가 보다. 어떻든 선진·후진 할 것 없이 인간에는 차이가 없음을 깨닫는다.
암살(Assassin)이란 말은 원래 11세기초엽에 「애급」(Egypt)에서 나온 말인데, 종파의 적을 죽이는 것이 성스러운 종교적 의무로 간주되었던 것에 유래하여 정적에도 적용된 것인즉, 암살이란 정치적 용어로 사용된 것이라고 보겠다.
경험과 교육, 그리고 아무 준비도 없이 해방 후 미국인에 의해서 직수입된 우리 민주주의는 아직도 어린이기에 어른이 되기에는 적당한 댓가나 시련을 겪어야 할 충분한 각오를 해야겠고, 그 동안의 짧은 경험이라고는 하더라도 그것을 토대로 해서 우리 몸에 맞고 우리 나름대로의 민주주의 개념을 정립해야 되지 않을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