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골」정권의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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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확대일로에 있는 불란서의 학생「데모와 노조의 파업은 마침내「드골」정권의 붕괴위기를알리고 있다. 20일현재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는 6백만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불란서전역은 거의 정부부재의 마비상태로 들어가서 그불안은 절정에 달하고있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학생「데모」로 발단했던「프랑스」의 혼란상태는 불란서 국민들이 잠재적으로 가지고있던 『반「드골」감정』을 일제히 폭발시킴으로써 정권붕괴의 위기로까지 발전한것이다. 그러나 그심층에 도사리고있는 원인이 어떤것인지는 아직까지도 자세히 알려진것이 없는 것이 실정이다. 그러나 오늘날의「드골」체제가 심각한 정치위기에 직면하게 되기까지에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것 자체에는 누구도 눈을 가릴수 없을것이다. 무엇보다反「드골」감정은 곧「드골」대통령의 장기집권 또는 그의 외고집때문에 국민의 의견이 국정에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번에 학생「데모」는 물론 교수와 노조까지가 실력행사를 하게 된 것은 「드골」대통령이 그의 10년집권중, 그들의 요구를 거의 매번 거부해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있다. 따라서 현위기의 주요한 동인은「드골」대통령의 장기집권과 독선적정치운영 때문이아닌가 생각된다.
지난 10년동안에 걸친「드골」대통령의 집권기간중「프랑스」는 대외적으로「제3세력」을구축하는데 골몰해왔다. 이른바「전면방위전략」등으로「나토」에서 이탈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또 그러한 한편에 있어서는 「프랑스」의 국제적지위를 향상시킨것도 사실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그 때문에 생겨난 국제사회에서의 불란서의고립화, 또는 내정면에 있어서의 주택·임금·생산대책등 미해결의 난문제들은 상대적으로「드골」대통령의 인기를 저락시키고있었던것이다.「교불삼년」「권불십년」이라고 할까, 이제「드골」대통령의 정치적생명도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감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앞으로 현불란서의 정치적 위기가 어떻게 타개될 것인지는 예측을 불허한다.
22일일「프랑스」국회에서는 불란서 좌익연합및 공산당이 제출한「퐁피두」내각에 대한 불신임동의안이 표결에 붙여질 예정이다. 불란서 좌익연합이나 공산당은 일반적인 反「드골」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뿐만아니라 종전까지는 음양으로「드골」정권에 협조적이었던 중도파까지가 이번에는 反「드골」의 기치를 선명히하고 있는만큼그와같은 불란서좌파의 주장이 관철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만일 이와같은 사태가 출현한다면 이것은 결코「프랑스」한나라만의 문제로 끝날수 없는 심각한 의미를 서방세계에 던져주는것이라 하겠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프랑스」정국의 혼란이 이러한 중대한 국면으로 발전하는 것을 절대로 막아야 할것이라고 생각하지만,「프랑스」가 겪고있는 현위기의 표면에 일반적인 反「드골」감정이 문제라고 하면, 그문제를 해소시키는 것이야말로「드골」행정부가 스스로 당면해서 해결할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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