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대전 대비할 지식재산 '한인 연합군' 꾸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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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세계 ‘특허 전쟁’을 대비할 한국판 ‘유엔 연합군’을 꾸리겠다.”

 이상희(75·사진) 세계한인지식재산전문가협회(WIPA) 회장은 협회 출범을 이렇게 표현했다. 22일 출범한 WIPA는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전 세계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인 지적재산권(IP) 전문가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일종의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다. 변리사 및 특허변호사, 기업체 IP 담당임원, 교수 등이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중국·유럽·미국 등 3개 지부 총 130여 명의 개인 및 단체 회원이 가입했다.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임된 이 회장은 4선 의원을 거친 전 과학기술처 장관 출신으로 대한변리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회장은 “농업사회 결과물이 농산품이고 공업사회 결과물이 공산품이라면 ‘창조경제’의 결과물은 우리 사고에서 나오는 ‘지식재산’이 될 것”이라며 “지적재산권 교류 활성화를 통해 한인 전문가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전 세계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식재산이 왜 중요한가.

 “이제 특허 출원과 특허 관련 분쟁은 세계 각국 기업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젠 지적재산권이 이 사회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이 된 셈이다. 미국 100대 기업을 보면 이젠 70~80%에 달하는 회사들이 무형 자산을 다룬다. 영화 ‘아바타’를 만든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얻게 된 소득이 현대자동차 쏘나타 300만 대 수출한 이익과 같은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이다.”

 - 지식재산 분야에서 한국의 위치는.

 “특허 출원 규모로 보면 일본·미국·독일에 이은 세계 4위 특허 강국이라 볼 수 있다. 전 세계 특허의 80% 가까이가 미국·일본·유럽·한국 등에 집중돼 있다. 그만큼 5개국과 해당 기업 간 특허 분쟁도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이 출원한 특허들은 내수 시장의 권리 확보 차원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내수시장은 한계가 있고 국내 대기업들은 세계화로 인해 국제특허출원 건수를 해마다 늘려가고 있다. 국제특허 출원수가 많아질수록 자연스레 국제 분쟁도 늘어난다. 2011년 국내 기업의 국제특허분쟁 피소율이 67%에 달한다. 만약 이 분야에 대해 국가가 나선다면 국가 간 마찰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민간 전문가들이 나서야 한다.”

 - WIPA는 향후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가.

 “우선 올해 가장 중요한 일은 국내외 한인 지적재산권 전문가들의 인력풀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국가별로 전문가 네트워크를 만들어 하나의 연락망 조직체를 구성할 수 있다. 인력풀 구성이 완료된 후에는 인재 교류와 함께 국가별 지적재산권 제도에 대한 공동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최신 국제 동향에 대한 정보 교류를 지원할 예정이다. 해외로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이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상담과 교육 연수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나아가 미국·중국·일본·유럽 등 주요국에서 분쟁이 발생하면 한인 지적재산권 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하는 매칭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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