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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말] '스타워즈 에피소드 2' 기록갱신 실패!

중앙일보

입력

골수팬들을 개봉 2주전부터 극장앞에 대기하게 했고, 개봉일인 주중에 극장을 찾은 직장인들 때문에 미국내에서만 3억불이 넘는 경제손실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되는 등, 이래저래 수많은 화제를 몰고 다녔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Star Wars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이 마침내 대중앞에 공개되었다. 목요일인 16일 개봉하자마자 하루만에 3,014만불을 벌어들이며 흥행몰이에 나선 '클론의 습격'은, 17일부터 19일까지의 이번 주말 3일동안 61개의 디지털 시설 완비 극장을 포함한 북미 3,161개 극장에서 8,003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이며, 2주연속 1위를 달리던 '스파이더 맨'으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았다. 목요일까지 포함한 4일간의 총수입은 1억 1,017만불. 하지만 3,615개 극장에서 개봉했던 '스파이더 맨'에 비해 상대적으로 극장수가 작았던 탓에 1일 흥행기록이나 주말흥행수입 기록에서는 '스파이더 맨'을 앞서는데 실패했다.

영화사상 최고의 개봉주말 흥행기록을 수립하며 2주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해왔던 '스파이더 맨'은 예상대로 이번 주말 1위 자리를 '클론의 습격'에 물려주었으나 여전히 4,504만불의 놀라운 수입을 벌어들이며 꾸준한 흥행력을 과시하였다. 개봉후 지금까지 17일동안 '스파이더 맨'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무려 2억 8,560불에 달하는데, 최단기간 1억불 및 2억불(9일) 돌파 기록을 보유한 이 영화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최단기간 3억불 돌파도 문제없다는 것이 주위의 전망이다.

이번 주말, 새로운 '스타워즈'의 개봉을 피해 모든 영화사들이 신작 개봉을 자제하는 동안, 휴 그랜트 주연의 코메디물 '어바우트 어 보이(About A Boy)' 한편만이 새로 선보였는데, 856만불의 수입으로 4위에 오르는 선전을 기록하였다.

이번 주말 3위는 성인관객층을 노린 리차드 기어-다이안 레인 주연의 에로틱 스릴러물 '언페이스풀(Unfaithful)'이 1,001만불의 수입으로 차지하였고, 10대용 화장실 코메디물 '뉴 가이(The New Guy)'는 648만불의 수입으로 5위에 랭크되었다.

이어서 벤 애플릭과 샤뮤엘 잭슨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스릴러물 '체인징 레인스(Changeing Lanes)'가 311만불의 수입으로 6위에 랭크되었고, '더 락' 주연의 액션 모험물 '스콜피온 킹'이 291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기록하였다.

별도의 설명이 필요없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2-클론의 습격'은 지금까지 북미에서만 13억불('새로운 희망'이 4억 6100만불, '제국의 역습'이 2억 9,027만불, '제다이의 귀환'이 3억 915만불, '보이지 않는 위협'이 4억 3,109만불)의 경이적인 수입을 벌어들인 살아있는 전설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섯 번째 영화이다.

죠지 루카스가 '보이지 않는 위협'에 이어 다시 손수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는 나탈리 포트만, 이완 맥그리거, 샤뮤엘 잭슨, 이안 맥디아미드 등이 그대로 출연하며 후에 다스베이더가 되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청년기를 신인 하이든 크리스텐슨이 연기하였다. 영화에는 요다의 제자이자 변절한 제다이로서 이번에 요다와 한판 광선검 대결을 펼치는 두쿠 백작(다스 타이러너스와 동일인물), 지난 3부작에서 핸 솔로를 팔아넘겼던 현상금 사냥꾼 보바 팻의 아버지인 쟝고 팻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 관심을 모으는데, 두쿠백작 역은 최근 '반지의 제왕'에서 악의 마법사 사루만 역을 맡아 재기에 성공한 크리스토퍼 리가 연기하였고, 쟝고 팻 역은 '전사의 후예들'의 테무에라 모리슨이 맡았다.

이번 영화가 기술적인 면에서 화제가 된 점들은 소니의 HD 디지털카메라와 파나비전 렌즈를 이용한 100% 디지털 촬영으로 완성된 작품이라는 점과 실사영화중 처음으로 영상을 필름이 아닌 픽셀에 저장하여 영화사에 큰 기술적 진보를 이룩한 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게 완성된 디지털 파일을 상영할 수 있는 디지털 프로젝터를 구비한 극장이 미국내에서도 불과 70여개에 불과해 이번 영화의 세계 상영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디지털 영상을 필름으로 옮겨야만 했다.

아주 오래전, 멀고 먼 은하계. 제다이 마스터 오비완 케노비(이완 맥그리거)의 가르침 아래 청년 제다이로 성장한 아나킨 스카이워커(헤이든 크리스텐슨)는 여왕직에서 물러난 은하계 상원의원 파드메 아미달라(내털리 포트먼)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된다. 아마딜라를 암살하려는 세력의 배후에 있는 변절한 제다이 두쿠 백작(크리스토퍼 리)과 그가 이끄는 분리주의 움직임에 대해 대응하고 이에 맞서는 제다이 기사단을 지원하기 위해 팰퍼타인 상원의장(이안 맥디아미드)은 클론부대의 창설을 허가한다. 한편, 나부와 타투윈에서 함께 지내는 동안 아미딜라와 아나킨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는데, 눈앞에서 어머니의 처참한 죽음을 목격한 아나킨은 분노와 슬픔, 원망으로 혼돈상태에 빠진다. 위기에 처한 오비원을 구하러 아나킨과 아미딜라가 떠나면서 이제 영화는 사상최고의 화려한 디지털 액션을 선보이는 클라이막스로 향하는데...

새로운 스타워즈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그리 흡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대부분의 평론가들은 별 셋 혹은 네 개를 선사하였다).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평론가들이 공통적으로 나타낸 의견을 정리하자면, 첫째, 전작 '에피소드 1-보이지 않는 위협'보다는 훨씬 나아졌고, 둘째, 특히 꼴사나운 캐릭터인 자자 빙크스의 역할을 대폭 축소한 것은 크게 나아진 점이며, 셋째, 연기(특히 미국연기자들의 연기)가 어색하거나 형편없고, 넷째, 대사가 투박하며, 다섯째, 구성이 힘겨워보이고, 여섯째, 액션 씬과 특수효과는 정말 스릴넘치고 스펙터클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위의 장단점을 동시에 표현했으며, 따라서 상기 요소중 우호적인 요소를 부각하느냐 단점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호평과 혹평으로 나뉘어졌다. 우선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 USA 투데이의 마이크 클라크는 "최근들어 이 영화의 마지막 45분처럼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환타지 모험 영화는 없었다."고 평했으며, CNN의 폴 클린턴은 "어둡지만 환상적으로 재미있는 영화. 인물들의 성격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며, 특히 액션과 특수효과는 최상급이다."고 박수를 보냈고, 타임의 리차드 콜리스는 "마침내 새롭게 컴퓨터로 꾸며진 요다가 자신의 무술솜씨를 드러내었을 때, 이 영화는 최고의 박진감을 선사하는데, 이는 시큰둥한 어른들조차도 자신들의 내면에 숨어있는 동심을 재발견하게 만들 정도이다."고 경이감을 표했다. 또, LA 데일리 뉴스의 글렌 휩은 "초반 90분 이 영화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이후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루카스가 팬들이 원하는 것들에 귀를 귀울이고 이를 선물한 것이다."면서 라스트 액션씬에 감탄하는 등 우호적인 반응의 대부분은 화려한 시각효과에 초점을 맞추었다. 반면, 이 영화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들로서는, 보스톤 글로브의 리니 그레이엄은 "화려한 디지털 액션 시퀀스로 관객들의 시각을 사로잡는 영화."이지만 "매끄럽지 못하고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여전히 전편과 마찬가지로 미숙한 영화라고 결론내렸고, 뉴욕 데일리 뉴스의 잭 매튜는 "루카스의 디지털에 대한 집착은 점점 시리즈에 해가 되어 왔다. 77년에 첫선을 보였던 첫 번째 삼부작은 신화적 환타지였으나, 이 두 번째로 만들어지고 있는 삼부작은 완전히 만화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슬픈 진실은 주인공들이 3차원적으로 꾸며질수록 그들의 특성은 점점 2차원적(평면적)이 된다는 사실이다."고 평했으며,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는 "너무 길고, 너무 지루하며, 너무 엉성하다."고 직격탄을 가했다. 또,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알맹이와 즐거움이 없는 단순한 기술적 경험에 불과하다."고 불평하는 등, 시각적 효과보다는 전반적인 구성을 강조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혹평으로 이어졌다.

이번 주말 3위로 개봉한 '어바우트 어 보이(About A Boy)'는 닉 혼비가 쓴 동명의 영국산 베스트셀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코메디 드라마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개봉 당시 다른 영화사들이 모두 신작의 개봉을 연기한 가운데 1주일 후 개봉을 강행하여 빅히트를 거두었던 '노팅 힐'의 제작진이 만든 이 영화는 다시한번 과감히 '클론의 습격'과 같은 날 개봉하는 승부수를 감행했다. '노팅 힐'의 주인공이었던 휴 그랜트와 '미이라'의 레이첼 와이즈, '식스 센스'의 토니 콜렛, TV 출신의 아역배우 니콜라스 홀트 등이 출연하고 있고, '아메리칸 파이'로 화제를 모았던 웨이츠 형제가 연출을 담당하였다.

런던에 사는 38세의 핸섬한 남자, 윌(휴 그랜트)은 아이가 없는 독신생활을 만끽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간다. 아버지가 썼던 크리스마스 명곡의 로얄티 수입 덕분에 엄청난 부를 누리는 그는 낮에는 새로운 CD 구입, 유명디자이너의 옷 쇼핑, 헤어스타일 가꾸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밤에는 아름다운 아가씨들과 즐기는 일이 하루일과의 전부이다. 어느날 그가 새로운 여성을 찾아 편부모 클럽에 가입하면서 12살된 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홀트)와의 우연한 만남은 시작된다.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당하는 마커스와 대책없는 어른인 윌 사이에는 이내 우정이 싹트는데, 윌이 마커스에게 '쿨'한 소년이 되는 법을 가르치는 반면, 마커스는 윌이 책임감있는 어른으로 변신하는 것을 도운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으로 일관되었다. 할리우드 리포터의 마크 아담스는 "아름답게 쓰여지고 연출되어졌으며, 훌륭한 연기로 마무리된 작품."이라고 높이 평하였고,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지금까지 휴 그랜트가 이 영화보다 더 매력적이었던 적은 없었다."고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어 그의 연기를 칭찬하였으며, USA 투데이의 클라우디아 퓨즈는 "지금까지 영화가 그 원작소설만큼 훌륭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최고 경계까지는 도달한 느낌이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타 이번 연휴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실화를 바탕으로한 감동의 야구드라마 '루키(The Rookie)'가 173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랭크되었고, 산드라 블록이 완전범죄를 무너뜨리는 형사역을 맡은 '머더 바이 넘버스(Murder By Numbers)'가 167만불의 수입으로 9위, 로맨틱 코메디물 '마이 빅 팻 그리크 웨딩(My Big Fat Greek Wedding)'이 114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턱걸이하였다.

장재일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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