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기응원도 무색 슬그머니 자취감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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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일본전 경기가 벌어지자 운동장본부석에서 주한일본인 10여명이 일장기를 들고 열렬히응원, 관중들의 시선을 모았는데-이날 전반전이 득점없이 끝나자 이들은 한국「팀」이 비록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갖고있지만 일본에대한 「징크스」때문에 이길수없을것이라고 옆에앉은 외국인들에게 귀띔.
후반에들어 한국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이들은 의외라는듯 일장기를갖고 슬그머니 자취를감춰버렸다.

<일산「볼」규격틀려 국제「촌뜨기」될판>
툭하면 경비탓을 내세우는 조직위를두고 『이런일도 경비탓일까?』하고 물어오는 축구「팬」이 있었다. 그에의하면 국제규격의 축구공무게는 3백93그램에서 4백52그램까지인데, 지금쓰고있는 국산공은 무려 4백70그램이나 된다는것이고, 「나이터」용 축구공은 흰색이어야하는데, 가끔 그렇지못해 공을 바꾸어달라는 주심의 요청이있어, 창피하기 짝이없다는것. 이것이 사실이라면 참으로 구제받을 길없는 국제촌뜨기(?).

<「나이터」점등끌어 4만관중 아우성도>
조직위의 소홀은 날이 갈수록 고조되어 마침내는 관중들의 분노를 사기까지 이르렀다. 5일에 있은 성남-「필리핀」전에서 불을 켜기로 되어있는 7시15분보다 15분이나 늦은 7시30분까지도 불을 켜지않아 4만여 관중이 일제히 불을켜라는 소리를 지르자 주최측은 구차스럽게 고장이라고 변명. 이보다앞서 7시5분께 최치환조직위원장의 비서 모씨는 관계자에게『또 신문에 얻어맞을테니 미리 불을켜라』고 법석을 떨기까지. 『경기진행의 무리보다는 신문눈치나 살펴서야 되겠느냐』는 것이 옆에섰던 관중의 이야기.

<활개치는 암표상들 갑절줘도 날개돋쳐>
일요일이자 한·일전이 있은 축구장은 경기시작 4시간전인 아침9시부터 장사진을 쳤는데 「게임」시작 1시간전이 그 절정. 2백원짜리표는 4백원, 3백원짜리는 7백원씩「프리미엄」이 붙었는데도 동이났고 1백여명이나 출동한 전투복 차림의 경찰관이 이를 정리하는데 진땀을 뺐다.
마침 이날은 어린이날. 장내정리에 신경질이난 경찰관들이 꼬마들을 마구차고 때린것은 옥의 티.

<「이스라엘」단장은 국립묘지 참배하고>
『조국이 무엇인가를 우리는 뼈저리게 느낀까닭』이라면서 이번 청소년축구대회 참가「팀」중 유일한 국립묘지 참배자가된「이스라엘·팀」단장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도착 즉시 참배키로 마음먹었으나 일정 때문에 5일을 택하게 되었다는것.
그래서 일요일(주일)의 정오를 기해 국립묘지를 참배한후 국립묘지의 주위를 둘러보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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