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회담장소의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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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월맹간의 협상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개연성이 갑자기 팽배해지고 있는 것 같다. 한달 동안 끌어온 예비회담의 장소와 날짜가 결정됨으로써 그와 같은 느낌은 더욱 감출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막상 협상이 되면 어떠한방법으로 될것이며 언제 이루어질것인가를 따져볼때 그것은 지극히 막연한것이 아닐수없다. 지금으로써 협상이 반드시 이루어질만한 여건은 좀체로 발견할수없기때문이다.
그렇지않아도「존슨」대통령은 3일「하노이」가 제안한 장소(파리)와 날짜(5월10일)를 수락하면서도 앞으로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을 예상하였다. 이제 미·월맹간에 구체적인 협상을 위한 제l보가 내디디어졌다 하더라도 협상이 일조일석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것이 또한 현실이다. 지난날의 한국휴전회담, 「인도차이나」휴전회담, 「라오스」휴전회담등 공산측과의 회담은 으례 오랜 시일에 걸친 우여곡절을 겪어야했던 경험을 살펴보면, 월남협상역시 그러한 것에서 예외가 될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월남협상은 예비회담에서본회담, 본회담에서확대회의등으로이행될듯하지만 첩첩 난관이 가로놓여 있다고 보겠다. 당면해서 예비회담에서는「하노이」가 요구한『…월맹에 대한 총폭격과 기타 일체의 전쟁행위의 무조건중지를 확정』하는 문제가 토의될 것이다. 이 문제가 타결되기 위해서는 월맹이 전기한 것에 상응한 반응을 보여야 할것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 전면북폭을 중지하면 월맹도 그에 상응해서 역이용하지 말것이며 병력및 군수물자의 남파중지등으로 건설적인 반응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월맹이 그런것을 확실히 보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예비협상에서는 본회담에 참가할 대표문제가 토의될듯하다. 과연 어느나라 대표를 참가시킬 것인가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그 타협의 가능성은 희박한 것이아닐까. 마지막 단계인 확대회의까지 미·월맹간의 단독회담으로끌고 나갈지도 모르지만 미·월맹간의 단독회담을 계속한다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문제인 휴전을 어떻게 성립시킬 것인가에는 그저 막연할 뿐이라고 하겠다. 막상 휴전을 한다고 할 때 그것은 현전선위치에서「베트콩」지구와 월남정부산하지역을 양분동결시키는 결과가될 것이며 그렇게 될때 그 휴전이 유지될것이냐도 문제이지만 그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이냐가 더욱 막연하다.
협상이 될듯한 기운이 감돈듯하지만 따지고보면 될듯한 조건을 발견하기 힘들다. 다만 협상기운조성기때와는다른새로운 정세전개에 대한 응분한대책만이 있다고보겠는데 여기에는 무엇보다 월남정부의 안정, 월남군의 강화와 평정강화라는것이 필수적으로 중요조건으로 등장할 것이다. 예비협상과 더불어 월남자신이 더잘해야 한다는 부동의 명제가 더욱 부각될 것이며 월남에대한 기대는 절대적인 것이라고 하겠다.
또 예비회담이든 본회담이든 월남의의사에 반대되는 협상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미국은 예비회담장소가 월남은물론 참전국이「업저버」로 참가할 장소여야 한다는것을 주장했으나 특히 월남의의사를 충분히 살려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도 예비회담이 시작됨과 더불어 이에 참여할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한국의의사가 반영되도록 새정세에 대처하는 온갖 외교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을 부언하지 않을수없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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